[오피니언] 금융환경 급변따른 리스크관리 강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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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금융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환경변화는 금융규제 완화,금융의 범세계화,겸업화,정보화로 집약할수 있다. 이러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각국은 보다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금융제도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개별 금융기관은 적자생존을 위한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결과 각국의 금융산업은 개방 경제적 합리성 경쟁우위를 원칙으로 활발하게 재편되고 있으며 금융기관의 경영방식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특징적인 변화로는 합병을 통한 대형화,정보기술개발,비이자수익부문의 증대,신금융상품의 개발등을 예로 들수 있다. 이와같은 혁신적인 금융환경변화는 금융의 질적 양적 측면에서의 서비스 증대를 통하여 고객편의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게 발생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동안 매우 안정적인 산업으로 분류되었던 금융산업이 불안정하고 위험이 높은 산업이 될수 있는등 부정적인 영향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베어링사 사태의 경우만 보더라도 금융의 불안정성이 이제 "산너머 불"이 아님을 쉽게 알수 있다. 자율.경쟁.개방의 시대에는 이에맞게 금융제도의 안정성확보를 위한 새로운 규제( re - regulation )가 강조되어야 한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신용질서 유지를 위한 새로운 금융규제논의는 80년대 후반이후 대두되어 왔는데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규제,유동자산비율규제,거액융자규제,정보처리시스템의 감사,국제적으로 통일된 규제의 등장등이 그 예이다. 우리나라 금융산업도 최근들어 자율화및 개방화의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특히 세계 12위권의 경제규모로 성장 발전한 실물경제의 세계화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실물부문에 비해 크게 낙후되어 있는 금융부문의 세계화가 긴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같이 불가피한 국내 금융산업의 세계화과정에서도 국내은행들은 언제 어떤 형태로 발생될지 모르는 각종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더 나아가 그 위험에 유연하게 대처할수 있는 리스크관리에 최우선적인 역점을 두어야한다. 우선 세게 초일류은행을 꿈꾸며 규모의 대형화및 업무의 다각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국내은행들은 양적 팽창과 함께 증대되는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질적 성장노력에 힘써야 한다. "빅뱅"이후 영국의 상업은행들은 증권시장에 적극 진출하였으나 버클레이( Baclays )은행의 증권자회사(BZW)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데 실패함으로써 다시 개인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통적인 소매금융업무에 주력하고 있는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다음으로 국내은행들의 세계화추진은 남이 하니까 나도 따라 하는 " me too "단계에서 벗어나 철저한 위험관리하에서 세계화를 이룩해 나가야 한다. 미국의 상업은행들이 최근 해외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있는 사례라든가,70년대 후반이후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였던 일본의 은행들이 80년대 후반이후 불량자산의 발생등으로 애로를 겪고있는 사례는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는 것이라 하겠다. 자율.경쟁.개방의 시대에는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자율화나 리스크의 관리가 수반되지 않는 금융혁신은 곧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이와같은 혁신적인 금융의 세계화과정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강화이다. 천재지변이 일어나 세상이 무너지더라도 마지막까지 남아 신용을 지키는 것이 바로 은행의 본분이요,생명력이며 최후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