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8) 제1부 운우의 정 (8)

경환 선녀가 말하는 교접의 과정을 듣고 있노라니 보옥이 숨이 차서 어깨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이런 비밀이 감추어져 있었구나. 보옥은 그동안 집안 어른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속여온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였다. 보옥앞에 누워 있는 가경도 경환 선녀의 말에 몸이 슬며시 달아오르는지 신음소리를 삼키고 있었다. "그 다음 어떻게 되나요?" 보옥은 마른 입술을 혀끝으로 축이며 급히 물었다. 경환 선녀는 이제 보옥을 정욕과 성색의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일단 성공했다고 생각했는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는 여자는 자리를 잡고 팔 다리를 쭉 편채 반듯이 눕지요. 그러면 남자는 여자위에 올라가 엎드린 자세로 발기된 옥경의 귀두를 옥문입구에 대지요. 그것은 마치 아름드리 소나무가 누운 형태로 깊은 계곡에 이른 것과 같지요. 그 소나무는 그렇게 깊은 계곡으로 향하기도 하고 다시 우뚝 위로 솟기도 하지요. 남자는 삽입은 하지 않은채 귀두만으로 금구(금구:옥문의 윗부분) 선대(선대:음핵) 옥리(옥리:옥문 아랫부분) 벽옹(옹:옥문의 좌우 양쪽)들을 위로 아래로 찌르기도 하고 종횡으로 문지르기도 하다가 잠시 선대의 오른편에 옥경을 눕히고 쉬지요" 경환 선녀가 옥문의 각 부위들 이름을 들먹거렸으나 보옥으로서는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었다. 그래서 흘끗흘끗 가경의 그 부분을 훔쳐보았으나 검은 음모에 가려져 있어 더욱 아리송하기만 했다. "그쯤 되면 여자의 옥문은 음액으로 가득차게 되지요. 그때 옥경을 삽입하면 되지요. 그리고 빠르게 나아갔다가 물러나는 동작을 되풀이하면 여자는 목숨을 구걸하듯이 제발 살려달라고 반드시 아우성을 치게 마련이지요. 그러면 도로 물러나왔다가 비단 수건으로 옥경을 닦고 옥문을 훔친후 다시 깊숙이 삽입을 하지요. 그러나 늘 깊숙이 삽입만 해서는 안되지요. 아홉번은 얕게, 한번은 깊게, 그런 식으로 삽입을 하는 구천일심법을활용해야지요. 아홉번 얕게 하는 동안에는 여자가 안타까워 어쩔 줄을 모르다가 한번 깊게 해주면 크게 안도의 한숨을 푸, 내쉬게 되지요. 구천일심법에도 절구에서 곡식알을 쪼아먹는 참새들처럼 재빨리 하는 방법과 큰 돌이 바다속에 잠겨드는 것처럼 서서히 하는 방법이 있지요. 예부터 사람들은 옥경을 삽입하는 여섯가지 방법과 삽입한 옥경을 움직이는 아홉가지 방법, 그리고 서른가지 교접 체위들을 터득하여 경우에 따라 번갈이 가며 사용해 왔지요. 그 방법들은 차츰 스스로 깨달을 거예요"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