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10) 제1부 운우의 정 (10)

모든 것이 경환 선녀가 일러준대로 되었다. 참으로 여자의 몸은 신비스러웠다. 하긴 보옥 자신의 몸도 신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경의 섬섬옥수가 보옥의 옥경에 닿자 마자 그것은 기운차게 우뚝 솟아 올랐다. 보옥의 옥문도 음액으로 축축히 젖었다. 이제 경환 선녀가 가르쳐준 그대로 옥경을 삽입해야만 할 시점에 이르렀다. 그런데 보옥이 약간 서두르는 바람에 옥문을 제대로 찾지 못하였다. "거기가 아니라 좀 더 위쪽이에요" 가경이 숨을 몰아쉬며 오른손으로 보옥의 옥경머리 부분을 살짝 잡아위치를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해요. 이건 서른가지 체위중 용이 감는 자세라 하여 용완전이라 하는데,보세요. 내가 이렇게 두 다리를 들어 올릴 테니까 왼손으로 두다리를 내 머리쪽으로 향하도록 누르세요. 맞아요, 그렇게 두 다리가 내 유방에 닿을 정도로 누르세요. 됐어요. 이제는 오른 손으로 옥경을 잡고 옥문에 넣으세요. 아 아, 그러니까 됐죠? 아 아 아" 가경이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듯 신음을 토해내었다. 보옥 역시 사타구니에서 번져나온 쾌감이 온몸 구석구석을 돌아 머리 속으로 밀물처럼 밀려드는 기분이었다. 보옥은 경환 선녀의 가르침을 따라 아홉번은 얕게, 한번은 깊게 옥경을 전후좌우로 움직였다. 그러면서 여자가 절정에 오르기 전에 남자가 먼저 파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경환 선녀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자는 눈을 감고 생각을 집중하고, 혀를 입천장에 딱 붙이고, 허리는 굽히되 목은 쭉 펴고, 콧구멍을 크게 하고 어깨를 벌리고, 입을 다문채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옥경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었다. 보옥이 그런 자세로 옥경을 움직임으로써 쉽게 파정에 이르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자 과연 경환 선녀가 말한대로 가경이 살려달라고 목숨을 구걸하듯이 아우성을 쳤다. 마침내 가경이 먼저 절정으로 올라섰다. 그 순간, 가경의 입에서 비단 찢어지는 소리가 세차게 울려나왔다. 마치 칼에라도 찔린 것처럼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하마터면 보옥도 같이 비명을 지를뻔 하였다. 가경이 보옥의 등허리를 으스러져라 두 팔로 껴안고 몸부림을 침과 동시에 보옥도 그 파정이라는 것을 하고 말았다. 구름이 모여들대로 모여들었다가 비로 쏟아져 내린 것이었다. 아, 운우지락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보옥은 신선의 세계로 홀연히 들어선 느낌이었다. 이제 이 세계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