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합니다] 박재면 <현대건설 회장>

[[[ 대담 = 이정환 ]]] 현대건설이 싱가포르에 동남아사업본부를 신설, 아시아지역 건설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동남아지역본부는 회사경영층이나 임원이 부정기적으로 출장을 가서 영업활동을 하는게 아니라 본부장인 책임임원이 상주, 정보를 수집하고 현지 상황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거점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그동안 우리 건설업체들이 주로 의존했던 단순 수주패턴에서 벗어나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해외건설시장을 파고들어 수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주목되고 있다. -동남아사업본부의 주요 기능은 무엇입니까. "동남아지역 공사 수주를 전담하게 됩니다. 지난 80년대 사우디에도 중동사업본부가 있었지만 이는 수주가 아니라 공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위해 만들었던 조직이었지요. 동남아사업본부는 견적팀이 있어 공사비를 산출하고 독자적으로 공사수주를추진할수 있다는 점에서 지사나 지점과도 다릅니다" -동남아사업본부에서는 어떤 나라를 관할합니까. "싱가포르를 비롯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브루네이 베트남 라오스 마얀마등입니다. 본부를 싱가포르에 둔 것은 이 곳이 동남아지역 교통 통신 금융의 중심지이기 때문이지요. 일단 12명의 인원으로 출발했는데 일의 양을 봐서 조직을 신축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다만 현지화를 위해 본사직원 파견보다는 현지인을 우선 채용할 방침입니다" -동남아지역 건설시장 전망은 어떤지요. "인도네시아 말레이사아 태국등 이 지역 주요국가들이 매년 7%이상의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나라는 급속한 공업화를 추진하고 있어 각종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중심으로 건설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연간 건설투자액은 태국이 1백억달러이상, 말레이시아가 50억달러,인도네시아가 1백50억~2백억달러, 싱가포르가 50~60억달러등으로 추산됩니다. 적어도 앞으로 10년정도는 동남아건설시장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수주확대 전략은 무엇입니까. "공사수주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기술력과 자금력입니다. 이에따라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자금동원능력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올해 기술개발에 3백20억원을 투입하는데 이어 매년 기술개발투자를 대폭 확대, 오는 2천2년에는 한해동안에만 2천2백40억원을 기술개발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이와함께 현지법인을 통한 직접투자확대, 현지 특성에 맞는 기획제안형개발사업 추진, 현지업체와 합작으로 제3국진출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사업본부를 신설한 것도 이같은 방안의 하나라고 보면 됩니다" -국내업체간에 해외공사수주를 둘러싼 과당경쟁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국익차원에서 국내업체끼리 서로의 장점을 살려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하는것이 가장 이상적일 겁니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인적 물적 자원의 교류까지 생각해 볼수 있겠지요. 이같은 협력체제구축이 어렵다면 국내업체간에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공동 수주 시공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지난 17일 5단계공사 계약을 체결한 싱가포르 선택시티공사가 이같은 컨소시엄의 성공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있던데요. "선택시티는 국제회의장 전시장 사무실 상가등으로 구성된 연면적 14만8천평규모의 "시티"를 만드는 사업입니다. 모두 5단계로 나누어 발주된 이 사업에서 1,2단계는 현지업체가 시공하고 3단계는 현대건설이 단독시공했습니다. 그러나 4,5단계공사는 현대건설과 쌍용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 수주했지요. 두 업체의 강점을 살려 일본 유럽각국 유수건설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긴 사례라고 볼수 있습니다. 공사금액은 3단계공사를 합해 현대가 6억9천8백만달러, 쌍용이 2억4천7백만달러입니다" -한국건설업체가 세계화되기 위해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근 해외공사에서는 시공자금융조달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응, 자금조달능력을 키우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 설계 감리등 엔지니어링 전반의 공사기획능력을 제고하고 첨단토목공사와 플랜트공사등 고부가가치 공사 수주를 확대해야 합니다" -현대건설의 세계화전략을 소개해 주시지요. "설계 시공을 함께 할수있는 EC화전략을 수립, 추진중이지요. 97년까지 준비단계를 거쳐 2천년까지는 EC화를 정착시킬 계획입니다. 그 이후엔 엔지니어링의 기술우위를 확보, 고부가가치 사업을 집중적으로 수행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외공사의 종합관리시스템을 개발,적용할 방침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