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향방 최대변수..미/독/일 금리조정 여부 내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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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의 향방이 갈리는 결정적인 시기가 임박했다. 미국 연준리(FRB)는 2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단기금리 조정 여부를결정한다. 30일에는 독일 분데스방크가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이사회를 연다. 일본에서는 80엔대의 엔고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닛케이평균주가 1만6천엔선이 무너지면서 금리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약세통화국인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강세통화국인 일본과 독일이 금리를 낮추면 달러 급락(엔.마르크 급등)이 진정될 수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에서는 3국의 긴밀한 금리협조를 별로 기대하지 않고있다. 각국이 경제사정에 따라 금리를 움직일 여지가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따름이다. FRB가 28일 단기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인플레 우려가 현저히 작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과열기미를 보이던 경기가 작년말을 정점으로 진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4분기중 4.6%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이 2.4분기 이후에는 3%를 밑돌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긴축이 끝나간다는 기대로 작년말부터 장기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물론 지난해 2.7%에 그쳤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7차례에 걸쳐 단행된 금리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이어서 FRB가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섣불리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FRB가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5월23일 회의나 7월5일 회의에서 한차례쯤 더 올릴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분데스방크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FRB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비해서는 큰 편이다. 독일 물가가 안정되어 있는데다 유동성(M3)증가율이 분데스방크의 사정권(연간 4~6%)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스 티트마이어 분데스방크 총재는 최근 "경제상황에 비춰볼때 지금의 금리수준이 적정하다고 보나 조금이라도 인하할 여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발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놓았다. 그러나 분데스방크가 30일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인플레 억제를 최우선과제로 신봉하는 분데스방크가 경기회복이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92년과 93년 유럽통화체제(EMS)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자국 인플레 억제를위해 금리인상을 고수했던 분데스방크가 단순히 달러 급락과 마르크 급등을막으려고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FRB와 분데스방크가 금리를 조정하지 않으면 일본은행의 운신폭은 매우 좁아지게 된다. 마쓰시타 야스오 일본은행 총재로서는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수 있다. 일본 경제는 한신대지진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80엔대의 엔고가 지속되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도쿄증시에서 작년말 2만엔에 육박하던 닛케이평균주가가 22일 1만6천엔 밑으로 떨어진 것도 이같은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달러당 90엔선이 무너지자 일본 산업계는 일본은행에 금리인하를강력히 요청했다. 일본정부도 비상각료회의를 갖고 금리인하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런데도 마쓰시타 총재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은 마지막 히든카드를 쓰고 나면 더이상 내놓을 카드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독일이 금리조정에 동참하지 않는한 엔고 저지에 큰 효력을 발휘하지못할 것이라는 점도 금리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미국 독일보다 먼저 금리를 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 독일이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3월말 회계연도가 끝난 이후에도엔고와 도쿄증시의 주가하락이 지속되면 일본은행이 히든카드를 내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로는 미국 일본 독일이 다음주중에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달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금리조정이란 시장에서 기대하지 않을 때 단행돼야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