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논 사실상 무혐의..공정위 판결, 복사기광고전 일단락

지난해 "과장광고냐 아니냐"를 놓고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던 롯데캐논이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사실상 무혐의"판결을 받아 복사기시장을 둘러싼 복사기 3사의 뜨거운 광고전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공정위는 지난 2월 28일 위원회를 열고 롯데캐논측의 광고표현중 대부분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단지 복사기의 내구성을 가늠하는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마치 드럼의 두께만 얇으면 더 오래 쓸수있는 것처럼 광고한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경고조치하는데 그쳤다. 공정위관계자는"당초 예상과는 달리 조사결과 일부표현을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롯데캐논은 각신문에 "누가 진짜 최고인지 직접 비교해 봅시다"라는 광고문구를 사용,경쟁사와 성능차이를 과감히 비교하는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경쟁사들이 부당한 비교광고라고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롯데캐논측이 자기회사의 캐논복사기가 우수하다는 근거로 선전한 조항은 크게 4가지였다. 우선 토너입자가 경쟁사 복사기는 75um인데 비해 롯데캐논복사기는 8um의 초미립자토너를 사용하기 때문에 선명도가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또 일반적으로원고를 복사대 모서리에 놓고 복사하는 것이 편리하므로 중앙세팅방식을 사용하는 경쟁사보다 모서리세팅방식을 쓰는 롯데캐논 복사기가 더 낫다는 것이었다. 여기다 오존필터가 다른회사 복사기보다 두꺼워 오존누출을 최대한 막을수 있다고 광고했다. 마지막으로 복사기의 드럼두께가 경쟁사(지름 80c)보다 얇은 30c에 불과해 드럼잼이 생기지 않고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선전했다. 공정위는 롯데캐논의 광고표현중 선명도 편리성 환경성을 비교한 3가지 문구는 부당한 비교광고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토너크기가 작은 쪽이 선명도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합당하다는 것이었다. 또 일반적으로 원고를 복사기 모서리에 놓고 복사하는 것이 원고대측면 중앙에 맞추는 방식보다 편리하다는표현 또한 받아들여질수 있다고 보았다. 여기다 롯데캐논복사기 오존필터가 경쟁사중 가장 두껍고 부피도 크며 재질도 우수한 점으로 미루어 환경성이 더 뛰어나다는 광고는 부당하지 않다고 판정한 것이다. 단지 내구성에 대한 표현만이 문제이므로 앞으로는 주의하라는 뜻으로 경고하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지었다. 공정위가 당초 복사기업계의 광고전에 깊숙히 개입한 것은 최근 규제완화로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로 비방하는 풍토가 생겨 이를 근절한다는 차원에서였다. 그러나 조사결과 경쟁상대업체를 비방하기 위해 부당하게 비교광고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서 롯데캐논측은 "명예회복"을 하게된 셈이다. 이번 사건은 앞으로 기업들이 광고를 하면서 상대방을 깍아내릴 소지가 없는 정확한 표현을 써야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교훈을 남겨주었다는데 의미를 둘 수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