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곧 재할인율 인하가능성 높아..엔고지속따라

[도쿄=이봉후특파원]엔고가 다시 진행되면서 달러당 86엔대에 진입,일본은행이 곧 재할인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엔고를 진정시키기 위해 일본이 취할 수있는 유일한 방법인데다 대장성이나 산업계로부터의 인하요구도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말 미일유럽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하루만에 3엔이나 뛰어오르는 폭발적 강세를 나타내면서 달러당 86.2 3엔까지 치솟아 사상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엔고가 재현된 것은 일본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배경으로 엔화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뿌리갚은데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우려가 대두된 점이 중요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보다 큰 원인은 일본은행이 실질금리인하유도정책을 취하겠다고 발표한 데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본은행은 독일 분데스방크의 재할인율인하에 맞춰 이같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일본의 재할인율인하는 없다 는 관측을 불러일으켜 엔매수세를 더욱 자극했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무위로 돌아가고 있는 점도 재할인율인하를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일본은행은 급격한 엔고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한달동안에만도 1백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아무런 효험을 거두지 못했다. 이는 2월의 시장개입액에 비해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투자자들이 공감할 수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는 엔상승세를 저지시킬 수없음이 입증된 셈이다. 다른 주변여건들 역시 일본은행에는 크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우선 다케무라대장상이 일본은행의 재할인율인하를 촉구한데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점이 일본은행으로서는 초조한 대목이다. 엔고가 더욱 진행될 경우 모든 비판을 일본은행이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형편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산업계로부터의 인하압력도 거세다. 일본기업들은 현재의 엔강세는 기업들이 참아낼 수있는 한계를 이미 훨씬 넘어서 있다며 비명을 올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출기업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일본은행의 무능함을 비난하고 있다. 기업들은 엔고를 저지시키는데 머무르지 않고 지금부터는 상당한 정도의 엔저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국외여건역시 형편이 좋지 못하다. 엔고를 저지시키는데 최고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이 적극 협조를 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이를 즐기고 있는듯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일본은행으로서는 자체적으로 취할 수있는 조치를 통해 엔고를 멈추게 하는 외엔 별다른 수가 없는 셈이다. 재할인율인하를 단행할 경우 어느 선에서 실시하게 될지는 분명치 않다. 일본은행으로서는 일단 실질금리인하유도정책을 취한다는 발표까지 해놓았기 때문에 당분간 추이를 좀더 지켜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시장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엔이 달러당 85엔선까지 밀린다면 일본은행이 재할인율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달러당 85엔선은 최근의 국면에서 엔이 오를수 있는 상한선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