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부도관련 대한투금 임원4명 전격해임으로 금융계 긴장

덕산그룹 부도와 관련,검찰의 금융기관대상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한투자금융이 4일 김정환사장등 임원 4명을 전격해임해 금융계가 술렁이고 있다. 더욱이 투금업계는 이번 대한투금의 문책인사 여파로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기능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덕산그룹 부실대출에 따른 문책설이 또다시 꼬리를 물면서 금융계가 긴장에 휩싸이고 있다. O..대한투금은 대주주인 미원그룹(지분율 22.5%)측의 요구로 이날 이사회를 긴급소집,김사장과 황영전무 백종민상무 김경택이사등 4명을 문책해임하고 비상근 이사인 박용훈대한창업투자 사장을 후임사장으로 선임했다. 미원그룹은 지난 1일 김사장등 상근이사 7명 전원에 대한 일괄사표를 제출토록 했었다. 전임 김사장은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재선임돼 임기가 오는97년8월까지다. 투금업계에서 덕산그룹 부도와 관련,사장이 문책경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투금은 홍성산업과 한국고로시멘트등 덕산그룹 관련회사에 모두 2백50억원을 신용대출해줬으며 현재 정상적인 대출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대한투금은 지난달 경영진과 노조의 임금교섭 과정에서 노조측이 부분파업에 들어갔다가 하루만에 정상화되는 등 노사갈등을 빚기도 했다. O..덕산그룹 관련회사에 총 2천억원대의 신용대출을 해준 투금업계는 투금사의 기본업무인 신용대출을 문제삼는다면 "누가 앞장서서 신용대출 영업을 하겠느냐"며 위축된 분위기. 최근 은행권과 기업어음(CP)보증을 둘러싸고 CP중개실적이 줄어 가뜩이나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책인사가 터지자 투금사 직원들은 일손을 잡지 못하는 모습. 특히 검찰이 덕산그룹 부도사건을 수사하면서 신용대출 과정에 커미션의혹을제기하자 사기가 극도로 떨어졌던 투금사 직원들은 "우리 회사에도 문책인사바람에 부는 것 아니냐"며 촉각. 또 투금업계는 대한투금의 대주주인 미원그룹이 오는8월 정기주주총회에서해당임원을 자연스럽게 물갈이할 수 있는데도 이례적으로 임시이사회에서 전격 문책인사를 단행한 것은 "대주주의 횡포"라고 흥분. 투금사의 모간부는 "아무리 문책인사라도 정기주총에서 해당 임원들을 해임했어야 했는데 미원그룹의 일처리가 메끄럽지 못했다"고 혹평. 이 임원은 "어느날 갑자기 물러나라고 하면 한창 일해야 할 40,50대 임원들은 뒷자리도 알아보지도 못한채 당하는 꼴이어서 동종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섭섭하다"고 밝혔다. 투금사 직원들은 신용대출에 따른 부실이 발생할 때마다 문책인사를 한다면"아예 영업을 하지 말라"는 애기와 같다며 견실한 신용대출을 정착시키기 위해선 문책인사가 만능이 아니라 심사기능 보강등 사후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O..한편 검찰이 박성섭고려시멘트 회장등을 구속한 뒤 현재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대출비리를 캐고 있어 대한투금 문책인사 파동과 함께 금융가가 초긴장 상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