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1일자) 한국-베트남 협력 한차원 더 높여야

베트남의 최고권력자인 도 무오이 공산당서기장이 11일 우리나라에 온다. 무오이 서기장은 정치적으로는 보수쪽에 가깝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주의체제에 시장경제를 접목시키고 대외개방정책을 진두지휘하는등 개혁을 통한 경제회생에 정열을 쏟아왔다. 베트남판 페레스트로이카인 도이모이(쇄신)정책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이번 방한도 경제나들이의 성격이 짙다. 일주일간의 방한기간중 대부분의 일정이 국내기업의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기업인과의 연쇄접촉에 할애돼 있는 것만 봐도 방한의 참 뜻을 읽게 해준다. 베트남은 성장잠재력이 엄청난 시장이다. 단지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하고 법령.제도가 개방경제를 뒷받침할만큼 정비되지 못해 현재로선 투자위험도가 낮다고는 할수 없다. 그러나 작년초 미국의 대베트남 금수조치가 풀린 이후 베트남에는 미국 유럽 아시아각국의 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베트남은 석유 천연가스등 자원이 풍부한데다 양질의 노동력을 저렴하게 이용할수 있는 곳이다. 이점에서 베트남은 특히 한국과는 경제적으로 서로 협력하고 보완할 분야가 많은 나라다. 국내 기업들도 베트남의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서 일찍부터 이 나라에 경제기반을 닦았다. 초기엔 의류 신발등 노동집약적 사업이 주종을 이뤘지만 점차 사회간접자본이나 중화학부문쪽으로 다양화되는 추세이다. 우리는 현재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의 세번째 교역상대국이자 대만 홍콩다음의 투자국이 되어 있다. 시장의 확대가능성과 함께 아직은 화교자본,일본자본 진출이 그렇게 활발하지않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베트남진출노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뿐 아니라 외교 문화 체육 교류도 활발히 추진함으로써 중장기적 차원의 협력파트너로 가꿔나가야 할 것이다. 한.베트남수교이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베트남의 최고위 지도자인 무오이서기장의 이번 방한이 양국관계를 정치 경제 문화등 분야에서 한차원 더 높이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