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엷어지는 북-중관계] (5) 경제교류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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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북한간의 관계는 어느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경제적 측면에서 양국관계는 상당히 냉담해지고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이에따라 상호관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이미 중국은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 중립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북한에 문제해결을 종용하고 있다. 어느정도 확고한 입장조율이 된 것으로 여겨질 정도다"(조상훈 주중한국대사관정무공사) 이에반해 북한은 경제중심의 접근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에 더이상 정치적인 "편들기"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 외형적으로 볼때 중.북한간은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수사법들을 구사하고 있다. 미.북한간 핵합의이후 북한의 입장은 강화된것 같으면서도 한편 더이상의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도 든다. 경수로부분은 더이상 주변국가들을 위협하는 수단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경제측면에서 양국관계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치고 있다. "북한의 경제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중국과도 거래할만한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원유등 기초물자들의 경우 일정한도의 거래는 여전히 중국중앙정부의 주도하에 실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또한 언제까지 지속될지모른다"(박원길 대우북경지사장) 북한은 중국기업이 구미가 당길만한 상품, 즉 강재나 화학비료,시멘트,각종 공업제품등을 공급할 여건조성에 실패하고 있다. 북한이나 중국 모두 사회간접자본의 미비등으로 인한 문제도 적지 않다. "물자의 원활한 유통을 위한 시설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로인해 납기지연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길림성지역의 경우, 동절기 거래자체가마비되는 사태도 생긴다. 수송등 문제는 북한측이 더 심각하다. 이용할수 있는 루트가 한정되어 있어 처리가능 물동량이 미미하다"(박영배 LG북경지사장) 두만강개발 프로젝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경비의 투입이 필요하다. "누군가 개발자금에 대한 투입의지를 명확히 하지 않고서는 이 지역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현실화 할수는 없다. 당사자인 길림성은 그만한 재정을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중국 중앙정부가 절대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의 입장은 더욱 그렇다. 나진.선봉의 개발지연은 엄밀하게는 자본의 부족인 것이다"(김희철 고합 북경지사장) 도시단위의 합작은 그나마 고육지책에 속한다. 지난해 중국 길림성 훈춘시와 나진.선봉특구 대표들 간에 맺어진 "합작의정서"가 바로 그것이다. 상호간 무비자 무관세 자유무역지대 동시개발및 항만 도로등 기초설비 합작을 추진한다는 내용과 함께 한국기업의 유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도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제유지를 최우선과제로 삼고있는 북한의 한계가 이 지역의 발전을 제약하고 있다. 개방은 따라서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 경제발전에 대한 필요성은 북한내에서 상당한 여론을 형성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는 김일성 사후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조정기에 들어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현시점에서 상황타개를 위한 활로를 미국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미.북한관계 개선은 금년 사업중 가장 큰 과제다. 관건은 역시 경수로를 둘러싼 논쟁들에 있다. 과연 북한은 한국형경수로를 받아들일 것인가. 이것이 이 지역 문제를 푸는 첫번째 고리인 셈이다. "중국은 현재 WTO(세계무역기구)가입등 너무나도 중대한 문제를 푸는 시기에 있다보니 더이상 북한편에 있을수 없다.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는 중국이 북한문제를 제3자적 시각에서 보는 것은 당연하다는 견해도 있다"(김광동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 북한은 앞으로 미국 중국 일본등을 골고루 타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보인다. 중국과도 더이상 혈맹의 관계라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다. 현실에 입각한 협조와 원조의 상대자로서는 중국의 역할이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북한관계,특히 경제를 중심으로 한 협력은 앞으로 난항을 거듭할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