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서 규제완화한것 없다" .. 삼성 이건희회장 발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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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최필규특파원 ]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13일 북경의 조어대 국빈관에서 북경특파원들과 만나 "한국의 정치는 4류이고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기업은 2류"라는 말로 대정부비판발언을 시작했다. 이회장은 이날 주로 기업활동을 둘러싼 정부의 규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또 삼성의 승용차사업 진출문제에 대해서도 정경유착의 의혹을 받고있는 것을 의식한듯 "자동차사업 허가과정에서 스카우트 금지조항을 두는등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했다"며 정부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이회장은 그러나 말미에 "기업가는 매사를 비관적인 관점에서 본다"며 발언수위를 낮췄다. 다음은 이회장의 주요 발언내용. 현정부가 들어선 이래 규제가 완화된 것은 하나도 없다. 삼성의 자동차투자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투자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규제는 여전히 심하다.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내가 볼때 한국의 정치는 4류이고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이며 기업은 2류다. 삼성과 현정부의 관계는 가장 앤티(Anti)한 관계다. 자동차진출도 부산주민때문에 된것 같다. 자동차사업을 허가해 주면서 인력스카우트를 규제한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위배한 것이다.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1,000개의 도장이 필요하다. 외국에서는 투자를 유치하려고 야단인데 한국관료들은 허가권만을 지키려고한다. 반도체같은 사업은 밖으로 나가서는 안되는 산업이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공장을 세울 수가 없다. 신규투자를 하는데 200가지 문제가 생기면 상황이 어렵고 100가지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수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300가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21세기에 지금보다 더 발전할 것이 분명하지만 현상태로라면 국제사회에서 현수준을 유지하지도 못하고 후퇴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