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알타이 문명전

한반도와 만주지역에 살고 있던 한민족의 조상들은 BC1000년께 충격적인 일을 맞게된다. 청동기문화를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에게 청동기문화를 소개한 사람들은 중국계통이 아니라 시베리아계통의 주민들이었으며 이들의 언어였던 알타이어의 한 방언이 고대국가 형성과 더불어 한국어로 굳어졌다. 당시의 토기나 청동기가 시베리아의 미누신수크지방의 그것과 연결돼 한국문화가 북방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사실을 고고학자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이런탓으로 한국인의 뿌리와 문화의 원류를 찾으려 하면 가장 중시되는 지역이 시베리아이고 그 지역의 위치한 "알타이"란 지명은 한국인들에게 별로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곳이이기도 하다. 러시아공화국에 속해 있는 산악지대인 알타이지방은 구석기시대부터 인류가 살면서 많은 유적과 유물을 남겨 놓은 "인류문화의 보고"다. 19세기초부터 발국되기 시작한 이지역의 유적 유물가운데 BC2000년께 석관에 그려놓은 카라콜의 채색화,수많은 암각화, 구석기시대부터 근세까지 겹겹으로 쌓인 문화층을 보여주는 동굴,그리고 기원후 유목민들이 남긴 생활유적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있다. 특히 1993년 우코크 고원지대에 밀집해 있던 고분에서는 수많은 부장유물과 함께 얼음속에 냉동된채 그대로 보존된 여사제의 미이라가 2,400여년만에 모습을 드러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피지리크(스키타이)문화의 정수를 보여준 역사적 발굴이었던 셈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알타이 문명전"(10~7월2일)을 열고 있다. 러시아 아카데미 시베리아지부 고고학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고고유물 629점,민속유물 145점등 모두 744점을 "선사문화" "민속자료" "고분문화"로 나누어 전시했다. 70만년전 네안데르탈인의 이빨,구석기인의 걸작 비너스상,암각화들도 좀처럼 보기 힘든 유물들이지만 여사제미이라의 팔과 손에 새겨진 환상적인 동물의 모습을 새긴 문신은 인상적이다. 신석기시대의 곰머리장식품은 단군신화의 곰숭배를 떠올리게 한다. 피지리크 고분의 구조는 고신라의 적석목곽분과 흡사하고 마구도 너무 닮았다. 무엇보다 시베리아 샤만의 옷과 의구는 무당의 원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빗살무늬토기가 우리것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같은것은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