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안정 대책, 알맹이도출 실패 .. G7 재무회담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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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먹을게 없다" 25일 끝난 선진7개국(G7)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담에 꼭 들어맞는 말이다. 이날 미.일.독등 7개국 재무장관들은 환율불안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은채 5시간반동안의 회의를 마쳤다. 그래도 5시간반의 회의시간중 2시간이상을 환율문제에 할애, 환율불안이 당면한 최대현안임을 입증했다. 회담후 발표된 공동성명은 환율문제와 관련, "최근 외환시장동향은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가까운 시일내에 시장이 스스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대로다. 애초부터 특단의 환율안정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진 않았지만 일말의 기대감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 가능성이 희박하긴 했지만 목표환율대설정이나 미국의 금리인상약속같은 것이 나올수도 있다는 관측이 회담전에 떠돌았다. 지난 3월초부터 본격화된 달러폭락세(엔과 마르크의 폭등)가 전례없이 과도했기 때문이었다. G7은 현재의 환율이 각국의 경제기본여건에서 벗어나 있으며 달러가치가 질서정연하게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공통입장을 표명했다. 또 이번회담이 매우 건설적이고 유익했다는 상투적인 촌평을 덧붙였다. 한가지 나은 것이 있다면 환율안정을 바라는 표현이 예전보다는 강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정도 합의는 재무장관들이 구태여 회담을 열지 않고 전화통화만으로도 얼마든지 내놓을수 있는 것이다. 회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겔독재무장관은 목표환율대설정이나 외환거래세신설등 외환시장을 안정시킬만한 의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클라크 영국재무장관도 환율을 안정시킬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들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환율불안의 핵심당사국인 미국과 일본은 이번 회담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다. 루빈 미재무장관은 G7이 환율과 경제기본여건간에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공식인정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케무라 일대장상은 G7이 환율안정에 합의했다고 지적하면서 조만간 외환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일이 회담결과에 억지로 의미를 주고는 있지만 워싱턴정례회담도 과거수많은 G7회담과 다를게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환율문제에서는 예전처럼 극히 원론적이고 상식적인 범주에서 각국의입장이 정리됐을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G7은 환율불안이 세계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국경제이익을 제일로 여기는 자국경제우선주의때문에 이번에도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못했다. 환율불안을 바라보는 G7의 시각이 제각각이고 각국 경제사정이 저마다 달랐던 탓에 사실 이번회담에서 무언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무리였다. 미국은 무역가중치(Trade-weighted)로 볼때 지금의 달러수준은 90년대초에비해 그다지 많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달러가 엔과 마르크에 비해서는 상당히 떨어져 있지만 미국의 제1,2위 교역상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의 통화에 대해서는 많이 올라있어 전체적으로달러가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볼수 없다는 것이 미관리들의 주장이다. 경기도 둔화되고 있어 달러회복만을 위해 금리를 인상할수 없다는 인식이 미행정부내에 널리 퍼져있다. 독일은 마르크강세로 수출부진우려는 있지만 목표환율대를 설정한다든가 외환거래세를 도입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미국에 대해 재정적자축소대책을 세우고 금리를 올리도록 촉구하면서 정작자신은 금리추가인하같은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급격한 엔고로 몸이 단 일본만 목표환율대를 설정하자는등 환율안정책 마련에 적극성을 보였지만 각국의 이해상충으로 호응을 받지 못했다. 이번 회담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별히 실망할 것도 없다고 말한다. 이미 다 예상됐던 일이기에 새삼스레 충격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26일 도쿄시장에서 달러가치가 회담전에 비해 큰 변동없이 82엔대에서 움직인 사실은 전문가들의 이같은 반응을 뒷받침해준다. 앞으로 달러는 미.일자동차협상이 어떤 형태로든 대충 결말이 날 5월중순까지 달러당 80~85엔사이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예상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