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 세계영상시장 진출] 한국파트너 결정 뒷얘기 무성

드림윅스 SKG사의 한국측 출자 파트너로 제일제당이 결정되기까지 한국기업들간에 벌어진 막전막후에서의 출자참여 경쟁은 ''007 첩보전''을 방불케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문이다. ''드림윅스 버스타기''에 뛰어들었던 국내 기업은 제일제당 이외에도 삼성그룹 현대전자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었다. 이중 가장 먼저 드림윅스를 노크했던 쪽은 삼성그룹. 삼성의 이건희회장은 드림윅스 창업을 주도해온 미영화계의 명장 스티블스필버그감독과 지난 2월 미국에서 극비리 회동했다. 이회장은 스필버그측에 총자본금(10억달러)의 절반이 넘는 5억~9억달러를출자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프로포즈했다. 그러나 그는 신통한 답을 얻지 못했다. 이유는 "삼성측이 사업의 주된 분야인 영화얘기보다는 온통 반도체얘기만하는 바람에 스필버그측이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었다"(미 시사주간지 타임3월27일자) 그러나 타임의 이 기사는 ''정확하지 않았다''는게 할리우드측의 지적이다. 그보다는 양측간에 드림윅스의 경영권 역할분담을 놓고 ''흥정''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게 정설로 알려져 있다.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번에는 현대전자가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흥정의 선봉에 선 사람은 정몽헌 현대전자회장. 그러나 현대측 역시 총자본금의 10분의 1인 1억달러만을 내놓기로 한 스필버그측에서 경영권을 1백% 행사할 것이며 이익의 3분의 2를 가져갈것이라는 등 ''배짱''을 퉁기자 한발 물러서고 말았다. 물주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은 스필버그측은 삼성측에 타임지 기사건에대해 정중히 ''유감''을 표시하고는 후속 협상을 재개했다. 이번에는 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돼 삼성이 3억달러를 출자키로 하는의향서(LOI)가 체결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들어 미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지난 18일자에서 삼성의 드림윅스 지분참여를 기정사실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결과적으로 오보가 됐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3억달러 출자''의 주인공은 삼성과 계열분리 문제로''불편한 관계''에 있는 제일제당으로 바뀌고 만것. 그 ''드라마''의 정확한 속내용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삼성전자 미국법인 이사로 ''미키 리''라는 미국명을 가진 이미경씨가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만이 나오고 있을 뿐이다. 이씨는 재미이사자격으로 삼성의 드림윅스 협상에 관한 ''현지 연락사''역할을 했던 인물. 그러나 제일제당 최대주주인 이재현상무의 누이인 그녀가 ''삼성''과 ''제일제당'' 사이에서 삼촌보다는 동생편에 선 결과가 되고 말았다. 요컨대 ''미키 리 변수''가 이번 드림윅스 드라마이 결정적 스토리텔러가됐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연역적 추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