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꽝" 순간 차량 수십대 땅속 추락..대구가스참사

대구시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사고 현장은 지하에 추락한 수십대의 차량과 피투성이가 된채 숨진 학생 시민들의 사체가 흩어져 아수라장을 이루었다. 사고순간=사고발생 순간을 목격한 이주창씨(31.대명9동)는 "승용차를 몰고가다 영남고 네거리 부근에서 신호를 대기하던중 사고지점에서 흙먼지가올라오더니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철제빔위를 지나던 차량이 공중으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폭발음에 놀라 눈을 감았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현장을 살펴보니앞서가던 대구1도 8073호 소나타 승용차위에 대형 철제빔이 떨어진채 30세 가량의 운전자가 숨져 있었다"고 사고당시의 순간을 회상하며 몸서리를 쳤다. 현장=사고현장은 지하철 공사에 사용된 대형 철제빔과 복공판 불에 판 버스 뒤집힌 승용차등과 주인잃은 책가방과 신발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있어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인근 영남고 네거리 반경 1백m이내에 위치한 건물들의 유리창이 박살났다. 지하구조물 아래 곳곳에는 미처 수습하지못한 사체가 흩어져 있으나 그위를 철제빔이 뒤덮고 있어 병원으로 옮기는 작업이 늦어졌다. 피해=사망자와 부상자는 대부분 아침 등교길 학생들이었다. 부상자중에는 중상자들이 많아 사망자수가 1백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사고로 공사구간 1km가 붕괴됐으며 주변건물 4채가 완파되는등 10여채가 크게 파손됐다. 또 이일대 전주 20여개가 폭파진동으로 인해 무너져내려 달서구일대 2천여가구에 정전이 되고 지하 대형 수도관이 파열돼 수도물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진화.구조=사고가 나자 현장에는 대구시내 소방차 30대와 크레인 10대 경찰 소방대원 민방위대원 군인등 1천3백여명이 투입돼 사체발굴작업과중상자 구조작업을 폈다. 그러나 사고발생후 40분쯤 사고지점 지하에서 가스가 대량으로 누출돼 한동안 현장 접근을 못했다. 또 파열된 상수도관을 통해 수돗물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와 구조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대구 시내의 모든 병원과 소방당국의 응급차 50여대가 긴급출동, 각병원으로 중상자및 사망자들을 수송했다. 원인.수사=대구지검 특수부와 달서경찰서는 이날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사고원인을 조사중에 있다. 검경은 사고가 지하에 매설돼 있던 직경 200mm 도시가스관에서 누출된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가스 폭발원인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경은 특히 사고가 나기직전 지하에서 작업중이던 우신종합건설 목공팀장천귀일씨(31)가 사무소로 무전을 통해 가스누출 사실을 연락한뒤 5분만에사고가 난점을 중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가스누출 원인을 캐고 있다. 수사본부는 지하철공사장 주변에서 굴착작업을 하고있던 D공사현장과 인근 지하철 공사장에 대해 도시가스관에 충격을 주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또 우신종합건설측이 올들어 2차례에 걸쳐 지하철공사장에서의 가스누출 사실을 대구도시가스공사에 신고했으나 대구도시가스공사측이 점검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했다는 관계자의 진술에따라 가스관 관리및 점검을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