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스참사] 관리체계 엉망...어이없는 인재..사고 원인

대구지하철 가스폭발사고는 허술하기 짝이없는 도시가스관리체계와 지하철공사감리체계,공사기관간 공조체계의 부실에서 비롯된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이날 사고는 지하철공사장내 굴착과정에서 지하에 깔린 도시가스배관이 파손된데서 비롯된 것으로 현재 추정되고있다. 그러나 폭발규모로 미루어 상당한량의 도시가스가 밤새 지하철공사장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사고발생 5분전에야 가스누출신고가 이뤄진 점폭발 1시간전 가스냄새가 인근주민들에 감지되었다는 점등을 감안할때 관리부실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인재로 보인다. 특히 이번사고는 최근 1~2년간 갖가지 대형사고가 잇따르면서 대형건설현장마다 "안전"을 최우선시하던 분위기에서 발생했기때문에 시민들에게 상당히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우선 지난해 아현동가스저장고 폭발사고에서 보여졌던가스누출경보시스템의 부실을 들수있다. 블럭별로 가스개폐기가 설치된 현행 가스공급체계에서 배관중간에서 가스가 누출될 경우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가스저장고의 누출만 감지하는 자동차단장치가 설치돼있을뿐 배관에서 누출되는 가스는 전혀 파악이 불가능하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한관계자는 "선진국처럼 중앙컴퓨터에서 모든 배관들의 안전상태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있지않다"면서 "도시가스사업자에 대한 정기검사도 1년에 한번꼴로 이뤄지고있기 때문에 세밀한 안전관리대책을 세우기어려운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배관가스누출로 인한 대형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수있다는 얘기다. 또 지하철공구 시공회사인 우신종합건설측이 올들어 두차례에 걸쳐 지하철공사장에서의 가스누출사실을 대구도시가스공사측에 신고했다는 주장에 비추어볼때평소 배관관리가 허술했다는 사실을 반증해주고있다. 지하철공사장의 감리체계도 사고원인으로 지목되고있다. 현재 서울을 비롯,부산 대구 대전등에서 지하철건설공사가 진행되고있으나 현행 공사감리체계로는 안전시공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공구가 표면적으로 시공회사와 지하철건설본부,민간감리단으로 구성된 입체감리를 실시하고있으나 무리한 공기단축과 감리인력부족으로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못하는 형편이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대구지하철공구의 경우 가스누출신고가 사고발생 5분전에 이뤄질 정도로 "상시감리체계"에 구멍이 뚫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주민들에 따르면 사고발생 1시간전부터 현장에서 심한 가스냄새를 맡았다는 것이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의 한관계자는 "굴착공사의 경우 원래 야간감리를 하도록돼있으나 감리인력부족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시공사가 설계서대로 시공하는지의 여부만 확인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8월 건설부등 관계기관이 전국 지하철공사장을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실시해본 결과 무려 37개공구에서 감리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었다. 또 금년3월부터 지하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위해 도입된 "도로중복굴착제한제도"도 가동되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공사과정에서 굴착공사를 할 경우 시공사와 대구시측은 가스공사측에 사전협의를 요청,배관지도를 점검하고 안전관리지침을 현장인부에게 시달해야하나 가스공사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