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경쟁력핵심 '하이테크' 도입..혁신기술 어떤게 있나

철강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장치산업이다. 따라서 어떻게하면 투자를 적게하고 철강재를 만들어낼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변수가 된다. 세계유수의 철강업체들이 용융환원제철법 스트립캐스팅 박슬래브공법등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혁신철강기술의 개발및 실용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중 전기로 쇳물로 핫코일을 생산하는 박슬래브공법은 이미 상업화됐다. 미국의 뉴코사가 이미 지난87년부터 박슬래브캐스터를 설치해 핫코일을 생산하고 있으며 멀지않아 여기서 나오는 핫코일을 소재로 냉연강판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보철강이 오는6월 가동을 목표로 마무리공사를 진행중이며 포철도 올해초 박슬래브캐스터도입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박슬래브공법은 고로를 보유한 일관제철소만이 핫코일을 생산할수 있다는 그간의 통념을 무너뜨린 신기술. 박슬래브공법은 고철을 녹인 전기로쇳물로 기존 슬래브보다 두께가 얇은 슬래브(박슬래브)를 만들고 이 슬래브를 압연해 핫코일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대형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고로를 놓을 필요가 없으며 조압연 사상압연등 두차례의 압연을 거쳐야하는 기존의 고로공법과 달리 한차례 압연만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비가 훨씬 적게 들고 공정도 짧다. 박슬래브공법을 이용하면 어느정도 제조원가를 낮출수 있는가 하는 것은 미국 뉴코사를 예로 볼수있다. 뉴코사의 냉연강판제조원가는 미국내 고로사 제품보다 훨씬 낮으며 세계최고의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포철보다도 낮다는 사실이 잘 입증해준다. 박슬래브공법 못지않게 각국이 신경을 쓰고있는 기술은 용융환원제철법. 이 기술은 기존의 고로제철방식에서 코크스및 소결공정을 생략한 혁신적인 제철법이다. 기존의 고로제철법을 보면 철광석을 잘게 부숴 구워내는 소결공장과 유연탄을 코크스화하는 코크스공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용광로속에 집어넣으면 통기성이 유지되지 않아 환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융환원제철법은 예비환원로와 용융환원로로 구분돼있는 용광로를사용하기 때문에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장입해도 되는 기술이다. 그만큼 설비투자비가 적게 들며 에너지사용량도 훨씬 적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기존의 고로법에 비해 생산코스트를 5~20% 낮출 수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현재 연구가 진행중인 용융환원제철기술로는 코렉스법 다이오스법 직접제철법등이 있는데 이중 코렉스법은 소규모로나마 실용화돼 있으며 직접제철법도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렉스법은 지난 89년말 오스트리아의 포에스트 알피네사가 남아공의 이스코사에 연산30만t규모의 설비를 제작해 공급함으로써 선을 보였는데 국내에서는 포철이 현재 연산60만t규모의 설비공사를 진행중이다. 한보철강과 동국제강도 코렉스설비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코렉스법은 유연탄은 전처리없이 사용할수 있으나 철광석은 전처리과정을 거친 괴광이나 괴성광을 써야한다는 취약점이 있다. 부분 용융환원제철법인 셈인데 포철 인천제철 동국제강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코렉스설비의 도입과 함께 분광을 그대로 사용할수 있는 용융환원제철법을 공동으로 개발중이다. 다이오스법은 일본이, 직접제철법은 미국이 민관공동으로 21세기를 겨냥해개발중인 용융환원제철기술이다. 이들 기술도 이미 파일럿 플랜트를 세워 시험가동중이거나 상업화를 눈앞에두고있는 상황이어서 장차는 이들 기술을 통한 경쟁의 시대가 될 것으로보인다. 용융환원제철법이 쇳물제조공정을 바꾸는 기술이라면 스트립캐스팅은 쇳물에서 강판을 만드는 과정을 변화시키는 기술이다. 용강을 직접 회전하는 롤이나 몰딩벨트에 주입해 강판을 만드는 기술이다. 용강을 먼저 두께 250mm 가량의 슬래브로 만들고 이 슬래브를 다시 긴라인의 열간압연기에 걸어 핫코일을 생산하는 기존공정과 비교할때 공정이 훨씬간단하다. 쉽게 말해서 기존의 열간압연라인은 길이가 600~1,000m에 달하나 스트립캐스팅을 실용화하면 이 길이를 60m로 대폭 축소할 수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투자비도 기존설비보다 30~40% 줄어든다. 세계적으로는 신일철이 가장 앞서 있어 이미 지난 89년 스트립캐스팅에 의한 폭800mm짜리 스테인리스강판의 주조법을 개발했으며 현재는 1,300mm짜리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 시험중이다. 미국의 경우엔 알코사가 폭1,220mm짜리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을 생산할수 있는 상업설비를 개발중이다. 국내에서는 포철이 영국의 데이비사와 손잡고 52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 98년 실용화를 목표로 스트립캐스팅기술을 개발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