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IPI 서울총회 '민주화와 경제성장'..유시카비처스

*********************************************************************** 국제언론인협회(IPI)는 17일 ''아시아/아메리카및 신유럽'' ''민주화와 경제성장''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경제와 민주발전의 상관관계및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국제질서에 관한 토론을 벌였다. 헨리커스 유시카비처스 유네스코 공보담당 사무차장보의 주제발표내용을요약한다. ***********************************************************************[[[ 경제개발/민주화 조화 필요 ]]] 많은 사람들은 민주화와 경제발전이 상호배타적이라고 생각한다.이와는 반대로 어느 하나를 달성하지 않고는 다른것도 달성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여러 나라의 사례로 보아 이 두 견해는 부분적으로만 타당하다. 민주화란 끝나지 않는 동적인 사회과정이다. 따라서 민주화는 반민주적이고 비민주적인 이데올로기나 힘으로부터 끊임없이 도전을 받는다. 국민총생산(GNP)나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 보면 세계는 지난 10년간 괄목할만한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거시경제지표들을 고용이라든지 구매력 교육 등 분배측면에서 분석해보면 결과는 실망스럽다. 세계경제는 분명 성장했다. 문제는 경제성장이 반드시 인류의 생활수준을 개선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경제성장은 불균형과 소외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지난 91년 세계인구의 상위 20%가 세계 총생산의 84%를 차지한 반면 하위 20%의 점유율은 1.4%에 불과했다. 지난 30년동안 이 두 부문간의 소득비율은 30대1에서 60대1로 벌어졌다. 흔히 소득격차는 한 나라안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나라에서는 사회의 "승리자"와 "패배자"간에 균열이 나타난다. 각국의 실업률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다시말해 부국에도 제4세계(극빈층)이 존재하고 빈국에서도 부유층이 존재한다. 이같은 남북문제는 주로 경제적인 것이다. 요즘 신문들은 러시아에 대한 금융지원에 관해 자주 보도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외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게 아니다. 러시아의 신흥 엘리트들은 돈을 벌어 외국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이 외국은행에 예치해둔 돈이 8백억달러에 달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외국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하는게 옳다. 거시경제지표만으로 표시한 경제성장은 많은 나라에서 소외를 초래하고 빈민층을 확대했으며 사회내의 불균형을 야기했다. 이같은 경제성장은 민주화와는 무관하며 오히려 비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회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냉전종식과 소련 붕괴를 평화의 시대를 여는 역사의 분기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새로운 경제와 새로운 민주주의를 수립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러시아정부 자문관인 한 미국인은 "환자를 수술대에 올려놓고 보니 신체구조가 우리와 판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경제성장은 자유나 인권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가. 이 둘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언론에 대해서도 비슷한 질문을 할수 있다. 언론은 사명인가 사업인가. 이에 대해 폴란드의 한 언론인은 "언론이 사업을 고려하지 않으면 망하고 사명을 저버리면 냉소주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언론의 자유 없이는 달성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사람들의 마음에 세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주의 대신 혼란과 부패가 존재하게 되며 시장경제 대신 암시장과 마피아가 판치게 된다. 경제성장이 인류의 유일한 목표가 되어선 안된다. 경제성장은 모든 인류가 보다 풍요롭고 화목하게 살도록 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소수의 손에 더 많은 돈을 쥐어주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나. 이번 총회를 주최한 한국은 이 어려운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좋은 사례이다. 한국은 한 세대의 짧은 기간에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민주화도 실현했다. 거시경제지표를 보고 민주화의 진척도를 대비하는 것은 무리다. 경제.사회.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발전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자유,특히 표현의 자유도 감안해야 한다. 우리는 경제성장을 달성하면서 환경을 지키고 사회의 민주화도 진척시키는 "트리플윈"을 지향해야 한다. 페드리코 메이어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세계사회개발정상회담에 제출한 정책방침서에 이렇게 썼다. "개발은 포괄적인 과정이다. 경제성장은 추진력일 뿐 최종목표는 아니다. 개발은 평화와 인권,민주적 통치,환경,문화와 인류의 생활양식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다.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