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사,주총결과에 노조.소액주주 반발..낙하산식 인사비난

주총시즌을 맞은 리스사들이 낙하산식 파행인사를 둘러싸고 노조및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30일까지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리스사는 전체 25개중 중부(31일) 기업리스(6월3일)를 제외한 23개사. 이중 내부승진 사장이 탄생한 회사는 한국개발리스 한여선사장(전부사장) 단 1명이다. 나머지 22개 리스사들은 대주주인 모은행들이 퇴임임원들을 대거 "자리 봐주기"차원에서 내려보내는 바람에 회장 사장 전무등 주요 임원이 이들 "전관예우"인사들로 물갈이됐다. 일부 리스사의 노조는 이같은 낙하산식 임원인사 관행에 반발,주총회의장을점거하거나 소액주주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임원선임건을 부결시키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30일 열린 청주의 중앙리스 주총에선 당초 제1주주인 충북은행(지분 30%)이 임기만료된 김재학사장 후임에 한 다리 건너 주주관계에 있는 중앙투자신탁(대전)의 오우현 사장을 선임하려고 했으나 노조와 합세한 지역내 소액주주(전체 지분70%)의 반발에 부딪쳐 안건이 부결됐다. 노조측은 "충북은행측이 적자경영을 하는 등 경영능력에 문제가 있는 중앙투신 오사장을 리스사 사장으로 앉히려는 것은 회사경영을 도외시한 파행인사"라고 주장했다. 중앙리스는 조만간 임시주총을 열어 임원선임건을 다시 의결할 방침이다. 중앙리스는 올해 첫 실시된 리스사 경영평가에서 조흥리스와 함께 "최우수"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이같은 경영성적표에도 불구,조흥리스 임원진도 5명중 임기가 안된이병국사장등 4명이 옷을 벗는 아이러니컬한 인사가 이뤄졌다. 지난 24일 열린 서은리스(본사 성남)주총장에서는 모은행인 서울은행측이지난 93년초 사정바람에 걸려 물러난 김준협 전 서울신탁은행장을 선임하려고하자 노조측이 주총장을 점거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서은리스는 일단 김회장을 선임하는데 성공했으나 노조측이 계속 "파행인사철회"를 요구,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대출비리와 관련돼 구속된 산업리스 손필영사장(95년8월 임기만료) 후임인사 문제도 심각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27일 주총에선 대표이사 선임건이 상정되지 않았으나 노조가 곧 있을 임시주총을 겨냥,"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선 도덕적 결함이 없는 내부 전문경영인의 사장선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리스업계의 낙하산식 파행인사가 "은행.리스사간의 원만한 업무협조를 위하여"라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잘하든 못하든 그냥 앉아있다가는 자리봐주기"로 전락,리스사 부실경영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