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익 희생 통해 고도 성장..'아시아시장의 붐' 컨퍼런스

[ 뉴욕=박영배특파원 ]"아사아시장의 붐"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가 31일(현지시간) 뉴욕의 저팬 소사이어티강당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저팬 소사이어티공동주최로 열렸다. 이날 기조연사로 나선 폴 크루그만교수(스탠포드대.경제학)의 강연과 사공일박사(세계경제연구소이사장.전재무부장관)의 논평을 간추려 싣는다. 크루그만교수는 지난 연말 포린 어페어지에 아시아국가들의 성장한계를 다룬 글을 실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컨퍼런스는 여기에 대한 반론과 재검토의 필요성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 주제 강연 .. 폴 크루그만 교수 ]]] 2차세계대전이후 아시아국가들은 세계 어느지역보다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다. 이같은 배경에는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다. 또 강력하고 권위주의적인 정부가 일반국민들에게 용납됐으며 후발국이기 때문에 선진국의 경제개발과정을 그대로 답습할수 있었다. 게다가 국민들의 근면성과 도전의식도 큰 몫을 했다. 급격한 성장을 이룩한 아시아국가들의 성장요인들은 비록 체제는 다르지만구소련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구소련은 고용증대와 교육수준의 향상, 실물자본에 대한 투자증가, 미래의 생산을 위해 현재의 소비를 억제하는 정책을 썼다. 즉 자원의 투입을 늘려 경제성장을 하는 정책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한계생산체감의 법칙이 적용돼 투입에 비해 수익이 감소될 수밖에 없었다. 또 구소련의 통제경제체제는 자원의 동원력은 높일수 있었지만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데는 한계가 있어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구소련은 붕괴된 것이다. 아시아국가들은 바로 이점에 유념해야 한다. 경제성장과정이 구소련과 비슷한 아사아국가들은 과감한 연구개발투자및 기술혁신으로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일본의 경우도 자원투입의 증가와 생산성의 증대로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아직까지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높지만 생산성의 증가속도는 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선진국과 아시아 개발도상국간의 기술격차가좁혀져 선진국이 기술우위를 지키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세계경제의 중심이 환태평양의 아시아 국가들에게로 이전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견해는 모두 잘못된 것이다. 그 이유는 선진국의 생산성향상이 계속되는한 개발도상국들이 자본및 노동등 생산요소의 확대투입만으로 경제성장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좁힐수 없기 때문이다. 자원투입의 확대에 의해서만 경제성장을 하는 아시아국가들을 두고 정치적으로 안정만 된다면 2010년에 세계경제의 중심이 될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구소련이 60년대에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과 다름이 없는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까지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은 미래의 이익을 위해 현재의 만족을 포기한 대가로 이루어져 왔으나 이러한 사회적인 체계, 즉 아시안 시스템아래서 생산의 효율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론 .. 사공일 박사 ]]] 소련은 폐쇄경제 통제경제 외국인 투자억제정책을 취한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시장경제 개방경제 수출지향정책을 채택하기 때문에 양자의 사회체제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구소련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과정을 비교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 일본을 제외하고는 연구개발비의 투자비율이 낮은게 사실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을 위한 투자가 적었으나 후발국가로서의 이점을 살려 인적.물적자원의 투입만으로 성장을 할수 있었다. 그러나 GNP대비 연구개발투자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기술개발노력도 병행하고 있어 구소련과 동일한 전철를 밟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아직까지 인적.물적자원을 더 투입해 경제를 성장시킬수 있는잠재력이 남아있다. 그예로 10%정도의 여성인력만이 생산에 참여,인적자원의 확대여지가 많고 창의적 능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교육제도를 개선 생산성을 높일수 있다는것이다. 또 구소련과는 달리 높은 저축열로 자본축적을 할수 있고 재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구소련과 같은 급격한 생산성 감소는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나 단순히 노동과 자본투입만이 아닌 생산성의 증가를 강조한 크루그만교수의 지적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