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일자) 아/태지역의 무역/투자자유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회원국의 정상들이 세번째로 오는 11월 오사카에서 다시 모인다. 이를위해 주최국인 일본은 최근 지난해 11월의 "보고르선언"에서 결정한 2020년 목표의 역내 무역개방과 투자자유화 실현을 위한 실천계획을 각국이 마련하여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싱사포르에서 개최된 민간기업인들의 "태평양 경제인 포럼"(PBF)은 이와관련하여 각국의 관세인하,무역장벽과 투자규제완화,분쟁해결기구 설치,상용목적 여행규제완화룰 실천계획에 포함시키는 문제등을 협의했다. 따라서 장차 우리가 제출하게 될 자유화 실천계획은 우리정부의 자유화의지를 구체적인 약속으로 국제사회에 드러내게 될 것이다. 동시에 이는 국내적으로 우리국민의 수용능력과 기업의 대응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것임을 요구한다. 우리의 자유화 실천계획은 다음의 세가지 기본방향을 분명하게 담아야 할 것이다. 첫째 역내 선진국에 떳떳하고 후발개도국에 부끄럽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세계 경제.교역규모 10위권에 육박하는 한국경제는 이제 더이상 예외를 요구하고 유보를 구걸해야 할 개도국이 아니다. 능력껏 개방하여 경쟁을 촉진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철저한 호혜주의 원칙아래 다른나라의 시장개방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외국기업에 무역과 투자의 기회를 보장해 주는 만큼 우리기업이 해외시장에서 겪는 불편과 불공정을 철저히 현장에서 조사하여 정부가 앞장서 권리를 주장하고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자유화와 개방을 미루다가 준비없이 맞기 보다는 나라안에서부터 규제철폐와 민영화로 경쟁을 촉진하여 자유화의 이익을 향유할 능력을 우리기업이 먼저 충분히 갖추도록 해야한다. 따라서 내년말로 예정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준비에 뒤지지 않는 자유화 계획을 확정하고 미리미리 대비책을 갖추어야 한다. 둘째 시장개방의 원칙과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은 자유화의 이익을 극대화할수 있는 계획이어야 한다. 우리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전략적 프로그램이어야할 것이다. 한편 국내외 가격차가 큰 시장부터 우선적으로 개방하는 원칙을 세워 실천할 필요가 있다. 급속히 국경이 낮아지는 경쟁압력을 이겨내는 유일한 길은 경쟁을 통한 경쟁력강화이다. 국제시장에서 싼 물건이 국내시장에서 비싸다면 이는 무역장벽의 움직일수 없는 증거이다. 소비자가 개방의 이익을 향유하고 생산자가 경쟁우위를 찾아 구조조정을 계속한다면 우리가 자유화를 통해 잃을 것은 없다. 외국기업 국내유치도 초우량 선진기업의 유치에 주력하여 국내기업에 경쟁압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키울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투자자유화의 실익을 얻는 길이다. 셋째 무역개방과 투자자유화에 앞서가는 전략은 민간의 창조적 노력과 기업의 혁신적 투지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아.태지역의 무역및 투자자유화는 궁극적으로 역내 민간기업의 주도적 노력과 협력을 통해 실현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