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미터재료, 미래핵심소재로 부상 .. 국내연구 아직 빈약

나노미터재료가 미래산업의 핵심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1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m로 결정의 크기가 급인 재료를 나노미터재료라 부른다. 금속 세라믹등 흔히 쓰이는 재료는 대부분 수많은 결정으로 이뤄져 있다. 그 크기는 일반적으로 (1백만분의1m)급 이상이다. "결정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재료는 과학자들도 예측하기 힘든 특성을 갖습니다. 기존의 상식으로는 이해할수 없는 재료의 성질이 나타나게 되지요" 한국 과학기술연구원(KIST) 노태환박사는 세계의 과학자들이 나노미터재료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결정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재료에서 결정과 결정이 만나는 "경계영역"이 넓어진다. 이는 "경계영역"에 위치한 원자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재료의 기계적및 열적특성을 대체적으로 우수한 쪽으로 변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료는 딱딱하면 쉽게 부러진다. 강도가 높아지면 인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의 크기가 작아져 급에 이르면 일반적으로 강도와 인성이 동시에 높아지게 된다. "강하지만 쉽게 깨지는 세라믹의 경우 실제로 nm 재료로 전환했을때 인성이 좋아졌고 일부 세라믹은 가공성까지 좋아졌다는 연구보고가 있었다"고 노박사는 전했다. 나노미터재료가 본격적으로 연구된 것은 80년대 초반. 제조방법으로는 초기에는 기체증발응축법이 인기를 끌었다. 고진공상태인 통안에 재료를 넣은뒤 이를 끊여만드는 방법이다. 용해된 재료는 다시 기체가 돼 증발한뒤 섭씨 영하1백50도가량인 저온의 액체질소를 둘러싸고 있는 면에 부딪치면서 응고, 분말이 돼 떨어지게 된다. 이것을 모아 압축성형을 하면 재료가 만들어진다. 많은 양의 재료를 얻을수 없다는 점이 한계. 또다른 방법으로 비정질 결정화법이 있다. 금속을 녹인뒤 고속으로 회전하는 구리바퀴에 뿌려 급속응고시키는 방법이다. 이때 섭씨 수천도에 이르는 금속 용탕이 수천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에 상온으로 식는 초급속응고과정을 거치면서 결정이 없는, 즉 원자가 무질서하게 배열된 비정질재료가 된다. 여기에 열을 가하면 결정이 만들어지지만 결정의 크기가 제약돼 급에 그치는 것이다. 통안에 수많은 베어링을 넣고 다른종류의 2가지 금속분말을 투입, 고속으로 돌려 빻는 기계적 밀링법도 대표적인 재료 기술이다. 주로 금속간 화합물에 사용된다. 다른 종류의 재료를 액체상태로 만든뒤 섞어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이때생기는 미세한 침전물로 재료를 제조하는 용액침전법도 있다. 이처럼 여러기술들이 나와있지만 실제 상업화된 사례는 적다. 일본의 히타치가 비정질결정화법으로 개발한 자성재료등 손에 꼽을 정도이다. 지금의 기술수준으로는 경제성있는 양산기술 확보가 어려운 탓이다. 재료의 실용화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에는 아직은 이른 편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일.독등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대학과 연구기관 중심으로 재료연구를 하고 있는것은 그때문이다. 반면 중국에서 재료의 상업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 눈길을 끈다. 지난 92년부터 국가프로젝트로 본격적인 이 분야연구를 시작한 중국은 올해초 열린 "전국 재료과학 학술회의"에서 급의 산화알루미늄 분말을 양산하는 기술을 확보하는등 자국의 재료기술이 세계 선두에 있으며 이미 상업화 기초를 갖췄다고 자평했다. 중국에서는 중국과학원고체물리연구소등 30여개 연구기관에서 1천여명의 연구원이 재료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연구는 이에 비하면 빈약한 수준이다. KIST에서 자성재료 연구와 함께 세라믹 엔진부품에 들어가는 재료를 급으로 만드는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고 전기연구소와 충남대도 자성재료를 연구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