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일자) 수입차에 맞설 대책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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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외제차가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는 가운데 일제차까지 오는 16일부터 시판된다는 소식이다. 우선 혼다와 도요타자동차의 미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차들을 들여올 것이라고 하는데 한국정부가 일제차를 수입다변화 품목에서 곧 해제할 것으로 보고 일본에서의 직수입체제를 마련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외제차,특히 일본차의 세계적 명성과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에 비추어 국내 자동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도 이해가 간다.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외제승용차 판매액은 비공식 판매분까지 합치면 1,000억원(2,00여대)을 훨씬 넘어서 국산승용차 내수판매실적의 4~5%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외제차의 판매급증현상은 시장개방 확대에다 올해부터 외제차에 대한 관세 취득세 등이 내렸고 이에 때맞춰 가격인하와 서비스확충등 공격경영으로 한국시장을 집중공략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입 외제차값은 아파트 한채와 맞먹는다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닐 정도로 비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들어 "저가전략"을 펴면서 최근에는 국내 대형차값보다 낮은 2,000만원대 외제차들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특히 곧 시판에 들어가는 혼다의 베스트셀러카 시빅은 배기량 1,600cc급 준중형차가 세금포함,1,900만원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하니 국내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릴만도 하다. 요컨대 그동안 국산차메이커들에게 큰보호막이 돼왔던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비싸다"는 선입견은 이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31만1,663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세계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이러한 비약적 발전은 정부의 보호와 국민적인 국산품애호정서에 힘입은바 크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 미.일등 자동차 강국들의 시장 완전개방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소비자의식도 달라졌다. 외국차와의 본격경쟁에서 우리의 시장을 지키기 위한 전략은 먼저 당사자인 기업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기술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 체제를 외제차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과 같이 국산차에 대한 불신이 높고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아서는 외제차와 싸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로서도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가격경쟁에서 조차 외국차에 밀리는 것은 국산차에 매겨지는 엄청난 세금에도 큰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관련 제세공과금이 연간 8조7,000억원으로 전체세수의 16%를 차지하는 데도 정부는 세금인하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외제차와의 싸움에서는 국민들의 건전한 소비의식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외제차에 대한 터무니없는 기대감이나 국산차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을 모두 버리는 것이 좋다. 국내 경차사업을 존폐의 기로에까지 몰아넣은 중대형차 선호현상에서 보듯 무분별한 허영심을 버리지 않고서는 자동차판매경쟁의 공정한 심판자가 될 자격이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