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설비자금 공급규모 대폭 축소

산업은행이 설비자금공급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11일 산업은행과 거래기업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10대그룹에 대해 자금집행시기를 늦춘데 이어 이미 설비투자가 끝난 부분(기성고)에 대한 자금집행규모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성사의 경우 이미 대출승인을 완료한 설비투자자금중 기성고 7백억원에 대해 최근 산업은행에 대출을 요청했으나 2백억원정도밖에 대출할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또 한솔제지 삼양사를 비롯한 10대그룹이외의 중견기업들에 대해서도 기성고에 따른 대출요청을 거부하는등 자금지원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한솔제지의 경우 기성고 3백억원에 대해서 각종 서류를 갖춰 대출집행을 요청했으나 1백억원밖에 대출해줄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대출승인과 동시에 자금의 40%를 리 대출해주는 전도대출제도를 지난달부터 10대그룹에 대해서는 적용하지않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산업은행측은 이같은 대출억제에 대해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며 "지자제선거이후 올하반기부터는 자금이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이와함께 삼성그룹에는 자금을 거의 내보내지 않고 있어 이건희회장의 북경발언이후 삼성그룹에 대한 제재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삼성중공업에서 기성고에 따른 대출로 90억원을 지원받은 이후에는 자금을 전혀 대출받지 못하고 있으며 신규대출은 신청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에 대해 특별히 자금지원이 억제되고 있는데 대해 산업은행의 김기현자금부장은 "가장 자금을 많이 쓰는 그룹이기 때문"이라며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부장은 "기성고에 대한 대출요청이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는 심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단 대출승인과정을 거치면 대출집행시 기성고만 확인하면 되므로 대출이 지체될 이유는 별로 없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