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훈 <한전 사장> .. 경수로 주계약자

북한에 제공될 한국형 경수로의 설계 제작 시공 사업관리등을 관장하는 주계약자로 선정된 한국전력의 이종훈한전사장은 14일 서울 삼성동 한전본사 사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북 원전건설 입지는 치명적인 문제가 없는 한 북한당국이 원하는 곳을 받아 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부지조사등을 위한 실무조사단 파견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북한에 조사단 파견은 언제쯤 가능한가. 이사장 = 북한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간의 실무적인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 달렸다. 지난해 북미간 제네바 합의대로 오는 2003년께 완공하려면 조사를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북한과 KEDO간 원전공급협정이 체결되기 전에라도 조사단을 파견해야 할것이다. - 조사단의 규모나 구성은 어떻게 되나. 이사장 = 물론 조사단은 KEDO가 주도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한전의 기술진들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다. 여기에는 지질 전력계통등에 관한 전문가들이 포함돼야 한다. 인원규모는 북한의 기술여건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 - 원전 입지는 함경남도 신포가 가장 유력한가. 이사장 = 북한측이 신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포에 대해선 정확한 자료가 없어 뭐라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질이 원전건설에 부적합한 활성단층만 아니라면 가능한 북한이 원하는 곳에 짓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입지를 찾아 조사하는 것 보다는 북한이 원하는 곳을 수용하는게 다소 경제적인 부담이 있더라도 낫다고 본다. - 공사비는 어느정도로 추정하나. 이사장 =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려우나 기본모델인 울진 3,4호기때보다는많이 들 것이다. 울진3,4호기의 경우 약 3조3천4백60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여기에 물가상승분과 북한의 기술수준등을 감안하면 공사비는 다소올라갈 것이다. - 북한은 원전건설뿐아니라 각종 부대시설의 제공도 요구하고 있는데. 이사장 = 그건 전적으로 북한과 KEDO간에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원전의 기본시설외에 송전선로나 주변도로 항만시설등 부대시설은 북한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원전건설의 경우도 한전은 발전소의 기본시설만을 짓고 부대시설은 정부가 제공하는게 관례다. - 시공업체는 어떻게 선정할 예정인가. 이사장 = 시공업체는 원전 건설경험이 있는 업체중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대북경수로 제공은 국내에서 원전을 짓는 것과 달리 안전성 등 북한당국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므로 경험이 가장 중요한 잣대다. 국내 원전 시공입찰 자격과는 별개의 기준이 필요하다. - 한전의 원전건설 기술에는 문제가 전혀 없나. 이사장 = 현재 원전 건설의 기술자립도는 95%에 달한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어느나라도 기술자립도가 1백%에 달하는 곳은 없다. 한전의 기술이라면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