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인] 케네스 웨이 <미국 리어 시팅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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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트 전문업체인 미국 리어 시팅사의 케네스 웨이 회장(55)은 "리어왕"으로 불린다. "자동차부품업계의 왕"이라는 뜻이다. 웨이 회장은 일찍부터 고객만족경영을 실천함으로써 리어 시팅을 지난해 31억달러(약2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초대형 부품업체로 키워 놓았다. 그는 최근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걱정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불황기(90~92년)에도 성장을 지속했다"고 상기시키면서 "다시 불황이 찾아와도 리어는 성장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최근 대고객 가운데 하나인 포드자동차로부터 앞으로 4년간 납품가격을 매년 5%씩 낮추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미 자동차부품업체들의 마진은 떨어질만큼 떨어져 더이상 가격을 낮추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웨이 회장은 매우 적극적이다. 그는 "가격을 더 낮추면 어려워지는건 사실이지만 이런 요청이 싫으면 사업을 그만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다. 웨이 회장은 66년부터 리어 시팅에서 일했다. 시트에 관한한 모르는게 없을 정도가 됐으며 시트를 어떻게 하면 싸게 만들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실제로 그는 생산단가에 관한한 특출한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수년전 한 자동차업체를 찾아가 "100만개의 자동차시트를 우리에게 발주하면 7,6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트 100만개면 한 자동차공장이 4년간 발주할 일감에 해당한다. 자동차업체 책임자는 "불가능하다"면서 그의 제의를 무시했다. 그러나 그는 상대를 설득, 일감을 따내는데 성공했으며 약속을 지킴으로써 지속적으로 많은 일감을 수주하게 됐다. 10여년전까지만 해도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은 자동차 시트를 대부분 자체생산했다. 그러나 리어가 시트를 월등히 싼 값에 공급하자 시트 생산을 중단하고 전문업체들에 맡기기 시작했다. 또 예전에는 여러 업체들에 맡겨 경쟁을 부추겼으나 웨이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두개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었다. 대량생산해야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리어는 대량수주에 힘입어 급성장하게 됐다. 83년에 1억6,000만달러에 불과하던 이 회사의 매출은 11년만에 약20배로 커졌다. 리어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9억달러 증가한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주당 순익도 1.26달러에서 1.80달러로 높이기로 했다. 웨이 회장은 리어 시팅의 창업자는 아니다. 그는 86년12월 자신이 일하던 리어 시글러사(리어 시팅의 전신)를 동료들과함께 인수, 주인이 됐다. 이때부터 그의 마케팅 실력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리어 시팅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기업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워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의 자동차업체 피아트로부터 자동차 시트 사업부문을 1억6,000만달러에 인수, 유럽 최대의 시트메이커로 부상했다. 웨이 회장은 이제 자동차 시트에 만족하지 않는다. 생산품목을 늘려 나감으로써 리어를 여러가지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종합부품업체로 키우겠다는 것이 그의 새로운 야심이다. 그는 언젠가는 자동차업체들이 자동차부품을 패키지로 발주할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