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민선단체장, 교통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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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 선거전도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이다. 이번 투표는 지방의 변화를 창출한다는 막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세계화.지방화"라고 불리우는 한 마리의 호랑이에게 물려가고 있다. 변화라는 호랑이에게 물려가고 있기 때문에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통문제도 마찬가지로 변해야 한다. 교통은 지금은 경쟁력의 공백에서 빠져있다. 교통체증은 우리의 경제에 지나친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이것은 국가적 과제이자 동시에 지방적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지방정부의 획기적인 교통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투표에는 이것이 가능하게 할 자치단체장이 뽑히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에 서울시장 후보들이 내세운 교통관련 공약은 그 동안 수없이 나왔던 진부한 교통정책들로서 백화점식 공약임을 알수 있다. 이들의 공약은 크게 대중교통 교통관리체계 교통재원 교통관련조직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각 분야별 후보들의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후보간의 차별성을 발견하기 매우 힘들다. 이미 이같은 무차별성 때문에 시민들은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커다란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것 같다. TV토론에서도 세후보 모두가 주행세의 기본철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주차정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현실문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정책 대결을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였던 것 같다. 이는 후보자 본인들의 준비부족에서 오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선거운동 참모진영의 수준에 대한 현주소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권자들에게 신선하고 가슴에 와닫는 교통정책의 메뉴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어 투표자체를 포기하게끔 유도하게 된다. 이는 전적으로 후보들이 책임져야할 일인 것이다. 난마같이 얽혀 있는 서울시의 교통문제는 구태의연한 백화점식 정책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교통여건은 급격히 변하는데 낡은 사고와 틀을 가지고 대처해서는 안된다. 이 시점에서 서울시 교통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건을 교통개혁의 방향과 원칙에 대한 시민적 합의를 얻는 일이다. 유능한 후보자라면 이 같은 시민의 중지를 미리 간파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21세기 정보화 세계화 지방화의 흐름 속에서 서울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치의 촛점을 맞추면서 서울시의 바람직한 도시상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미래의 대한 비젼이요,청사진인 것이다. 이러한 미래의 도시비젼 속에서 교통이 어떻게 틀을 구축해나가야 하는 것에 대한 가닥을 잡아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도시개발,토지이용계획과 보조를 같이하는 서울시 교통계획의 구도가 무엇인지를 날카롭게 내다보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때 지난번 서울시에서 발표한 5대거점개발계획(용산 상안 뚝섬 마곡 강남)의 타당성을 따져보는 공약도 있었어야 한다. 이같은 메가프로젝트가 몰고 올 교통에 대한 영향과 문제 역시 같은 장기적 정책 보따리 속에서 들여다보아야 한다. 후보자들에게 이러한 개발계획에 대한 선호도를 물어 보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도시철도와 도시고속도로를 포함한 간선도로를 얼마나 확충할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는 서울시가 장차 어떤 도시의 형태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맞물려 제시되어야 한다. 이 과제는 장리 서울시의 교통수단 분담율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다. 비슷한 맥락에서 21세기의 교통수요 수준을 제시하고,교통시설공급에 의해 언제까지 얼마만한 수요를 처리하게 되고 나머지는 교통수요관리정책에 의해 언제까지 얼마나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기본적인 정책목표가 제시되어야만 한다. 아울러 교통련관 부서의 난맥상으로 인해 교통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것에 대한 대안제시가 필요한 것이다. 교통계획과 도로계획의 수립과 집행이 각각 홀로서기 식으로 수행되고 운영.관리도 따로 놀고 있다. 후보자들이 서울시 내부의 각종 교통관련 부서와 지방경찰청의 교통운영.단속부서를 어떻게 통합하여 일사불란하게 일원화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 주었어야만 했다. 사람이 소외된 자동차 위주의 교통행정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정책도 제시되어야 한다. 교통사고와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보행자의 보행환경에 대한 교통시설의 인간화 작업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울러 자동차로 인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서울의 대기오염에 대한 각종 정책대안이 반드시 선거공약에 포함되었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기오염 감소라는 정책목표는 서울시에서 가장 역점을 주어 추진해야 할 시민생활환경의 개선을 위해 딛고 넘어가야 할 과제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고속전철역사의 입지와 같이 서울시 장래공간구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굵직한 현안과제에 대해서는 어느 후보도 언급한바 없다. 새로 당선될 서울시장은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추진중인 일직역에 대한 역사입지의 타당성을 반드시 재조명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고속전철 중앙역을 기존 서울역을 당분간 이용하다가 용산역으로 옮겨 주겠다는 중앙부서의 결정사항을 일천백만 서울시민의 편의성과 접근성 차원에서 심도있게 따져 보고,지금부터 대책을 세워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투표와 그 이후 태어날 새로운 서울시는 위에서 지적한 교통정책의 방향을 포괄해야 한다. 서울의 교통문제는 근본적인 철학과 원칙이 설때 그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게 된다. 원칙없이 떠다니는 전략과 기술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유권자들은 서울시의 특수성과 지역성을 반녕한 교통정책,중앙정부 정책과의 연결고리,세게속의 경쟁력있는 교통체계 등을 제시하는 후보를 선별하여 지지해야 한다. 이번 투표결과가 새로운 도약을 단기간에 끌어내리지 못하는 것이 되면,당선자와 유권자는 후손에게 변혁의 기회를 놓친 실패한 조상으로 남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