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열린 사회와 보수' 펴낸 송복 교수

"우리나라사람만큼 지역적 직업적으로 많이 이동하는 사람들도 드물어요. 계층의 이동도 자유롭구요. 열린 사회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사회이동이 잘 이뤄지는 것이지요" 최근 우리사회의 현실을 진단한 "열린 사회와 보수"(조선일보사간)를 펴낸송복교수(연세대.사회학)는 우리사회의 사회이동은 세계적이 아니라 역사적이라고 할만큼 엄청나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완전히 열린 사회로 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책은 송교수가 한국사회의 제양상에 대해 쓴 글을 모은 것이다. 세계화와 지방자치제등 각종 현안을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한 사회진단서인 셈. "61년 5.16혁명이후 한국사회에는 역사적인 사회이동이 전개됐어요.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민의 20%가 지역이동을 했다고나와있어요. 유럽의 2%,일본의 5%와 비교해볼 때 엄청난 것이지요" 송교수는 물론 이같은 현상을 산업화의 산물이라고 얘기한다. 직업이동이 지역적인 이동을 낳기 때문이라는 것. 직업이동은 또 계층간의 이동도 유발하고있다고 밝혔다. "직업이동도 외국보다 2.5배가량 많이 해요. 한 직장에 근무하는 기간은 평균 4년반정도인데 이는 일본의 25년의 18%밖에 안되지요" 이처럼 이동이 자유로운데 따라 사회는 급속히 열린사회로 변화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송교수는 이같은 열린 사회로의 진행속도가 지나치면 부동성사회,즉 중심없이 떠다니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열린사회에서는 모든 일이 급진적으로 전개돼 사람의 정신을 못차리게 할 수 있습니다. 이때 균형을 잡아주는 지렛대가 보수 개념이지요. 보수이념,보수의식,보수행태등이야말로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긴요한 것이지요. 보수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송교수는 개혁에 개선이 있고 개악이 있듯이 보수에도 좋은 보수가 있고나쁜 보수가 있다고 설명한다. "보수와 개혁은 사회 유지의 양축이자 사회발전의 양날개입니다. 보수만 강조하는 사회도 망하고 개혁만 주장하는 사회도 망합니다. 보수는 나쁘고 개혁은 좋다는 우리의식도 고쳐야할 때가 왔습니다"아울러 그는 한국사회가 15년정도 지나면 다시 직업이나 계층이동이 자연스럽지 못한 닫힌사회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우리가 갖춰야할 덕성중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입니다. 신뢰할 수 없고 신용이 낮으면 어글리코리안이라는 딱지만 붙습니다.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도 제대로 된 보수사상이 필요합니다" 송교수는 경남김해 태생으로 서울대정치학과와 신문대학원을 거쳐 미하와이대대학원(사회학전공,석사)및 서울대대학원(정치사회학전공,박사)을졸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