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결혼앞두고 물건사러갔다 신랑 실종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 30일 오후5시 서울강남공항터미널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던 한 예비부부의 행복도 산산이 부숴졌다. 달콤한 신혼의 꿈에 흠뻑 젖어 있던 신부 노성은(26)양은 29일 저녁 신혼여행에 필요한 물건을 사기위해 신랑 김승환(32)군과 삼풍백화점에간것. 쇼핑을 거의 마칠 무렵 이들 커플은 지하1층 매장에 갔다. 예비신랑은 "약국에 갔다올테니 잠깐만 기다리라"고 했다. 그것이 두사람의 갈림길이었다. 바로 그때 "우지끈"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먼지바람이 일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그러나 노양이 사람들의 물결에 정신없이 떠밀려 건물밖으로 나오는 순간,"꽈광꽝꽝"소리를 내며 백화점이 폭싹 가라앉은 것이다. 노양은 "지하에 아직 사람이 있다"고 소리쳤지만 이미 상황은 끝난 상태였다. 김군은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올해초 컴퓨터를 더 공부하기위해 유학길에 올랐다가 결혼때문에 잠깐 귀국한 사이에 변을 당한 것이다. 결혼은 자동취소됐다. 신랑.신부 가족들은 "신랑이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신부와 함께 백화점에 들른후 30일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고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사고 현장을 떠나지 않아 주변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