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건강학] 신하수 .. 안세영 <경희대 한의대교수>

똑같은 머리카락인데 옷깃등에 떨어져 있으면 사람이 좀 지저분해 보이고음식물에 섞여 있으면 불결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물론 머리라는 제 위치에 붙어 있을 때에는 외상으로부터의 일차적 보호벽이 됨은 물론 멋진 헤어스타일까지 연출시켜 주지만... 그런데 제 위치를 찾아야 하는 것은 겉에 있는 머리카락뿐만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뱃속의 장기들도 자기 위치를 지켜야만 되는 것이다. 신하수는 문자그대로 콩팥이 아래쪽으로 늘어져 있는 증상을 말한다. 정상적인 콩팥은 주위의 지방조직, 복막, 복강내 다른 장기의 압력등에의해 제12흉추와 제2요추 사이의 좌우에 고정되어 있다. 물론 누웠다가 일어선다든지 하는 체위의 변동에 따라, 또 호흡운동에따라 2~3cm정도는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신하수란 호흡이나 자세의 변화에 따라 콩팥이 움직일수 있는생리적 이동범위를 벗어나 움직이는 것을 뜻하며 제 위치에 있지 않고돌아다닌다고 해서 유주신이라고도 부른다. 불가항력적인 선천적 원인을 제외하면 신하수는 복벽의 약화와 지방조직의 감소등으로 인한 경우가 많아서 대체로 체형이 가늘고 긴 사람에게자주 나타난다. 주된 증상은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허리부분의 둔중한 동통과 땅기는듯한 느낌인데 이런 증상은 누우면 없어지고 오래 서 있으면 심해지는것이 보통이다. 또 콩팥의 하수로 인해 대장의 위치가 바뀌어 소화불량 변비 설사등도올수있다. 그러나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일 경우도 40~80%나 된다. 한의학에서는 ''하수''라는 이름이 붙는 질병의 원인은 대개 기가 부족해 밑으로 처져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위하수 자궁하수등은 물론 신하수에도 기를 보충하여 위로 끌어올려주는 ''익기승제''의 치료법을 많이 활용한다. 아울러 콩팥 주위의 지방조직을 풍부히 하고 복근 강화를 돕기위해영양개선과 적당한 운동을 병행시키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또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가 올바른 것인지, 행여남에게 추하게 보이지는 않는지 한번쯤 되돌아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