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변동 통신사업] (1) 도전/수성...벌써부터 전운감돌아
입력
수정
"이제 통신대전은 시작됐다."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정부의 통신사업전면경쟁체제도입선언으로 재계는 물론 기존 통신사업자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어떤 통신사업이든 할수 있도록 한다"는 이 조치가 나오자 그동안 통신사업진출의 기회만 노리던 대기업들은 저마다유망한 사업분야에의 신규참여를 위한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대해 그동안 복점구조아래서 비교적 안정된 영업기반을 구축해온 기존 통신사업자들은 새로운 전면경쟁시대를 맞아 저마다 강점을 지닌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사업창출등 주력키로 하는등 수성전략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새로 통신시장에 참여하려는 기업이나 기존 통신사업자들 모두 앞으로의 통신대전이 재계의 판도는 물론 스스로의 사활을 좌우하게 된다는 점에서 한치 양보없는 불꽃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먼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한국통신을 제외한 기존 통신사업자들이다. 국가기간망운용업체인 한국통신의 경우 이번 조치로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된 곳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국가기간망의 안정운용과 세계적인 통신기업으로의 육성을 위해 한국통신이 유.무선을 포괄하는 전방위통신사업자로 영역을 넓힐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준 것이다. 이에따라 한국통신은 기존의 시내.외전화,국제전화,위성통신,데이터통신,전용회선사업외에도 개인휴대통신(PCS),발신전용휴대전화(CT-2),착신기능부가휴대전화(CT+),무선데이터통신등 가능한 모든 무선통신분야에도 새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의 간판통신사업자로서 효과적인 신규통신서비스창출을 위해 통신장비생산분야에도 진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통해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통신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전략이다. 제2 시외전화.국제전화사업자인 데이콤를 비롯,이동전화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제2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등의 입지는 매우 어려워졌다. 데이콤은 올해 국제전화 제3사업자가,내년에 시외전화 제3사업자가 등장하게 됨에따라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따라 데이콤은 기존 유선분야에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무선분야에의 신규진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PCS사업권획득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 앞으로 무선데이터통신분야에도 참여할 계획이며 오는 97년 허가될 예정인 제2시내전화사업자로 나서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앞으로 이동전화를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PCS사업참여에 명운을 걸고 있다. 이미 상당한 준비작업이 진행돼있어 PCS사업권획득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무선분야에서의 경쟁심화에 대비,한전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시외전화사업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신세기의 경우 아직 이동전화서비스에도 착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능력에 한계는 있으나 역시 PCS사업진출에 목표를 두고 있다. 규모가 작은 무선호출사업들도 자구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015무선호출사업자인 나래이동통신은 서울이동통신과 컨소시엄을 구성,CT-2서비스사업권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며 무선데이터통신사업에 연내 진출키로 했다. 모기업인 삼보컴퓨터와 공동으로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에도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통신사업에 신규진출하려는 대기업그룹들의 공세는 매우 위협적이다.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곳은 삼성과 LG그룹. LG그룹은 이미 데이콤의 사실상 최대주주로 알려져 있는데다 무선통신사업에도 적극 진출함으로써 통신사업의 주도권확보를 겨냥하고 있다. LG그룹은 PCS를 비롯,TRS,무선데이터통신등 다양한 무선통신분야에의 진출을 겨냥,이미 계열사별 분담체제를 갖추고 사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맞선 삼성그룹의 대응전략도 만만치 않다. 삼성은 그동안 자가통신망을 갖춘 한전과 제휴,시외및 국제전화등 유선통신사업진출을 적극 추진해왔다. 삼성은 유선분야에 그치지 않고 PCS,TRS,무선데이터통신,저궤도위성통신등의 무선사업진출방안을 세우고 있다. 현대그룹은 저궤도위성사업을 중심으로한 각종 무선통신사업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 PCS,TRS등에의 진출전략도 갖고 있다. 대우그룹도 TRS사업진출을 위한사업타당성조사를 마쳤으며 기아그룹도 TRS사업진출을 선언해놓고 있다. 이같은 기존사업자들의 수성과 신규참여업체들의 공세전략이 어우러져 국내통신시장에는 한바탕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통신사업전면개방이 대기업들의 무한경쟁을 촉발함으로써 소모전양상의 과열경쟁을 빚거나 아직 국산기반이 취약한 통신장비의 엄청난 수입확대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