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콜맥주 "퇴조"..미/유럽 소비자 외면, 잇달아 생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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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알콜맥주의 인기가 퇴조하고 있다. 90년대초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술"로 유럽 주류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켰던무알콜.저알콜맥주가 소비자들의 관심권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주류시장조사기업인 캐나디언에 따르면 92년이후 서유럽의 무알콜맥주 소비는 10% 이상 감소했다. 벨기에 영국 그리스 네델란드 등에서는 30% 이상 줄었으며 유럽 최대의 맥주시장인 독일에서는 지난해 5억리터로 2년전보다 12% 감소했다. 영국에서는 물알콜맥주 소비가 89년 1억리터로 최대수준에 달한뒤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2천5백만리터에 그쳤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주류산업전문지인 임팩트지에 따르면 지난해 무알콜맥주 소비는 1년전에 비해 13% 감소했다. 무알콜.저알콜맥주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흔히 알콜도수가 0.5% 미만인 맥주를 무알콜맥주, 0.5% 이상 1.2% 미만인 맥주를 저알콜맥주라 부른다. 이 두 맥주는 맛으로는 보통 맥주와 거의 똑같으나 알콜도수가 낮아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는게 특징이다. 무알콜.저알콜맥주는 음주운전 단속이 강화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80년대말과 90년대초 서유럽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주류업계는 무알콜.저알콜맥주가 장차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이 맥주는 등장한지 수년만에 전체맥주시장의 4% 이상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끝내 5%선을 넘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무알콜.저알콜맥주를 외면하기 시작한 것은 한마디로 "술은 역시 알콜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왕에 맥주를 마실 바엔 알콜이 제대로 들어 있는 맥주를 마시는게 낫고 술을 마시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무알콜.저알콜맥주보다 커피나 주스 콜라 등을 마시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알콜.저알콜맥주의 대표적인 약점 가운데 하나는 일반 맥주에 비해 보존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맥주에 들어 있는 알콜 성분이 변질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데 무알콜.저알콜맥주는 알콜 함유량이 적어 장기간 보존하기 곤란하다. 이 문제 때문에 맥주판매업자들은 이 맥주 판매를 기피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빠지자 일부 맥주업체들은 무알콜.저알콜맥주에서 재빨리 손을 떼고 있다. 광고판촉활동을 중단하는가 하면 일부 브랜드를 단종하거나 아예 무알콜.저알콜맥주 생산을 중단하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대량생산할 물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생산단가가 높아져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벨기에 맥주회사 인터브루는 최근 무알콜맥주 "스텔라"와 "주피터" 광고를중단했다. 이 회사 대변인 잰 쿠키는 "처음에는 이 맥주가 대단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소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길 기다리며 유통상들의 불평을 참느니 차라리 손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의 훌러 스미쓰&터너사는 지난해 저알콜맥주 "훌러LA" 생산을 중단했으며 영국의 바스사는 지난달 저알콜맥주 "배스LA"를 단종하고 술집에 공급해온 "테넌트LA" 판매를 중지했다. 훌러의 마이클 터너 전무는 "맥주는 역시 알콜이 들어 있는 제품이 낫다는게 소비자들의 결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