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삐삐] 모토로라-삼성전자, 휴대폰시장 쟁탈 "치열"

연간 100만대(8,000억원규모)로 예상되는 국내휴대폰시장을 놓고 생산업체간의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현재 국내 휴대폰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대산맥은 모토로라와 삼성전자. 지난 8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휴대폰사용이 시작된 이후 모토로라는 기술을앞세워 국내 휴대폰시장의 대부분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한국지형에 맞도록 설계한 "애니콜(SH-770)"을 앞세워 공략을 개시,시장판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LG전자와 현대전자가 올초 각각 "화통"과 "시티맨"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시장판도변화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내외반도체도 노트북이나 팩스와 연결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수 있는 "아이넥스"를 시판하는등 중소업체들도 다양한 휴대폰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이동통신 신규가입자가 등록한 휴대폰중 모토로라와 삼성전자제품은 모두 3만1,000대선으로 모토로라제품이 200여대정도 많았으며 이들은 신규로 등록된 7만대의 44%선이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모토로라가 휴대폰시장의 60~80%를 차지하고 있던 상황과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약진이 눈부실 정도. 또한 현대전자와 LG전자도 자사의 휴대폰에 대한 판촉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이들 휴대폰 생산업체들이 자사제품 판매제고를 위해 택하고 있는 전략은 고객을 직접 만나 제품의 품질을 입증하는 "대고객접점서비스" 방법. 삼성전자는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애니콜"의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4월 한달동안 매주 일요일에 관악산을 비롯 지리산 한라산등 전국 9개 국립공원에서 등산객을 대상으로 무료통화서비스를 실시했다. 또한 산악구조용으로 26개 국립공원관리공단에 휴대폰을 기증, 긴급구조에 활용토록 했다. 현대전자는 올초 예전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대형이벤트를 겸한 신제품 "시티맨" 발표회를 갖고 시장공략에 나섰다. 또한 지난 4월 고객들이 휴대폰을 10일동안 사용해보고 구매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휴대폰대여 판매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3월에 출시한 "화통"을 소비자가 직접 시험해볼 수 있도록 지난 5월5일부터 14일까지 전국 6대도시 및 관광지에서 무료통화서비스를 실시했다. 이같은 국내업체들의 움직임은 그동안 국내시장을 장악해 온 모토로라사의휴대폰에 비해 자사제품이 성능에서 오히려 앞선다는 자체 실험결과에서 자신감을 얻은 것이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이같은 대고객접점서비스외에도 휴대폰의 가격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격인하경쟁은 지난달 실시한 무이자할부판매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등은 지난달부터 12개월 무이자할부판매를 거의 동시에 실시했다. 이와함께 가격인하경쟁의 불을 댕긴 LG전자는 지난달 중순 화통의 권장소비자가격을 95만원에서 79만원으로 인하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도 이달부터 애니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95만원에서 85만원으로 인하했다. 현대전자도 시티맨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올초에 비해 10만원정도 인하했다. 또한 타사제품도 파격적인 가격으로 보상해주는 "보상판매제"를 실시했다. 모토로라는 지난달 19일부터 신제품인 "마이크로텍5000"의 가격을 125만원에서 99만원으로 20% 인하했다. 또한 지난달 27일부터는 유통망을 강화하기 위해 대리점을 대상으로 가격인하시점에서 30일전 출고분까지의 차액을 보상해주는 "30일 재고보상제"를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생산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배경에는 96년 시작될 CDMA 이동전화서비스로 형성될 새로운 디지털용 휴대폰시장을 선점하겠다는전략도 깔려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