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원화환율의 향방과 정책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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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고현상이 상당히 퇴조하면서 적정한 원화 환율유지를 요구하는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엔화 가치는 올해 4월19일 달러당 79.75엔까지 올랐으나 점차 하락세로 돌아서 지금은 달러당 91엔까지 떨어졌다. 엔고 퇴조의 원인이 무엇이건 앞으로 당분간은 달러당 90엔 안팎을 유지할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경기호황을 주도하고 있는 중화학제품의 수출경쟁력이상대적으로 약해지게 된다. 이는 다시 국제수지 적자축소를 가로 막는 걸림돌이 되기 쉽다. 우리 경제의 올 상반기 실적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4.3%, 경상수지적자57억3,000만달러에 약 9%의 경제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물가와 경제성장은 괜찮은데 국제수지가 문제임을 알수 있다. 하반기에도 물가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나 일단 추석만 무사히 넘기면올해 물가 상승률을 5%로 유지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경제 성장률도 기업의 설비투자 열기가 점차 진정되고 있는데다 수출과소비가 안정돼 있어 돌발 사태만 없다면 8%대를 기록할 것이며 경기 연착륙도 무난하리라고 본다. 따라서 추석 이후에는 시중금리도 13%선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문제는 국제수지 적자를 축소하고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환율을 어느선으로 유지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57억9,000만달러, 무역수지가 68억5,000만달러나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원화 환율은 지난해말 달러당 788원에서 계속 떨어져최근 759원선을 넘나들고 있다. 그 이유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 우리기업의 외채증가 등으로 자본수지가 흑자를 보인데다 정책당국이 물가안정및 과열경기 진정을 위해 원화절상을 어느정도 용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 연말쯤이면 원화 환율이 달러당 730~74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전망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대로 물가와 성장에 비해 국제수지 적자가 심각한데다엔고 퇴조로 수출경쟁력 마저 약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급격한 원화절상은 우리경제에 이롭지 않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올 하반기 원화환율을 달러당 760원 안팎으로 유지하도록 정책당국이 노력해야 하겠다. 물론 기업들은 달러당 770~780원은 돼야 수출채산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하지만 업종별로 상황이 다르고 달러강세가 얼마나 계속될지 불투명하기때문에 환율 절하보다 환율안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여기에는 외환자유화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외환시장 개입이 쉽지 않으며환율불안은 기업활동에도 이롭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특히 우리제품의 수출경쟁력이 언제까지나 가격경쟁력에 의존해서는 안되는만큼 지나치게 환율 절하에만 매달리지 말고 생산성향상과 기술개발을 위한투자확대에도 힘써야 하겠다. 이 점에서 우리 기업들은 일본 기업의 철저한 위기관리 자세를 본받아야한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