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실체없는 수사, 검찰 허탈..비자금파문 검찰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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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전대통령 4천억원 가.차명계좌보유발언"을 조사중인 대검중수부(이원성검사장.김성호부장검사)는 10일 서전장관과 보유설을 전달한 김일창씨등 11명을 조사한 결과 해프닝으로 결론나자 몹시 허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중간전달자들이 카지노업계의 돈 1천억원이 이창수씨(43.경기도 화성군그린피아호텔대표)의 차명계좌로 서울시티은행에 개설돼있다는 진술에 따라이 은행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 발생초기부터 검찰이 진상조사의 악역은 맡지 않겠다고 했다"며 "결국 아무 것도 건진 것없이 끝나 검찰만 모든 비난을 뒤집어 쓰게 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검찰은 여론의 시선도 여전히 검찰이 정치자금조사를 회피했다는 쪽이어서검찰스타일만 형편없이 구겨지게 생겼다며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20분께 법원으로부터 시티은행본점 전산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창수씨 계좌가 있는 지를 확인했으나 허탕. 이씨계좌가 있다는 시티은행강남지점의 경우 전체 수신고가 1천억원 수준이고 실명전환이 안된 예금규모가 30여억원에 불과해 1천억원 계좌설은 애초부터 신빙성이 없었다는게 검찰의 설명. 검찰은 중간 전달과정에서 계좌액수가 1천억원에서 4천억원으로 뻥튀긴 김일창씨와 송석린씨(61)의 대질신문을 벌였으나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진술을 얻어낼을 뿐 성과는 없었다. 검찰은 송씨가 "내가 5월 중순 분명히 1천억원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냐"며 책임을 김씨에게 돌리는 진술을 하자 김씨가 "당시 분명히 4천억원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냐"며 삿대질이 오가는 설전을 벌였다고 전언. 검찰은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중 한 사람이 4천억원으로 부풀린 것이 틀림없다"며 "그러나 누가 부풀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비중을두지않았다"고 설명. 전직대통령의 자금설에서 카지노업계의 자금이라는 진술이 중간전달자에게서 나왔으나 이것도 불확실해 검찰은 이래저래 짜증스럽다는 반응들. 검찰은 중간전달자 11명중 일부는 "카지노업계의 대부 전낙원씨의 자금으로알고있다"고 진술한 반면 또다른 일부는 "슬롯머신업계 대부 정덕진씨의 돈"이라고 진술한 것. 김씨등 중간전달자 8명은 이날 오후 12시경 검찰조사를 마치고 한꺼번에 검찰청사를 빠져나온 직후 약속이나 한듯 일제히 줄행랑. 이과정에서 보도진들은 사진촬영을 하기 위해 이들을 불러 세우기도 했으나고개를 푹숙이고 줄행랑치는 이들의 힘에 밀려 한때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검은 양복을 입은 박영철씨등 3명은 체면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사를빠져나온 후부터 인근 지하철2호선 서초역까지 질주하는 해프닝을 연출.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