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물결, 다시 새시대 향해 출발 .. 광복 50돌 행사 다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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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50주년인 15일 거리 곳곳에 태극기의 행렬이 물결치는 가운데 전국각지에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민족의 번영을 염원하는 행사가 다채롭게펼쳐졌다. 국민들은 만세소리가 방방곡곡 메아리쳤던 지난 45년 8월15일의 감격과역사적 의미를 계승,남북통일로 민족웅비의 기틀을 마련할 것과 희망찬 반세기의 새출발을 다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로광장에서 열린 구조선총독부건물 첨탑철거행사는 일제잔재청산과 참된 광복을 바라는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으며 한강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열린 광복50주년경축 레이저영상쇼도 민족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진 광복길놀이 행사에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흥겨운 분위기를 돋구었다. 보신각과 독립기념관에서는 이날 정오 통일을 기원하는 33번이 타종행사가열렸다. 독립기념관과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등도 광복5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 마당극 인형극 애국선열유묵전 풍물전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동작동 국립묘지와 서대문 독립공원,김구선생등 임정선열의 유해가 모셔진 효창공원등에는 조국해방과 독립을 위해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시민들의 발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일제36년의 상징물인 구조선총독부건물의 첨탑은 이날오전 9시21분께폭죽이 울리고 불꽃이 터지는 가운데 3백30t규모의 육중한 크레인에 의해들어올려져 9시35분께 박물관앞 받침대에 내려졌다. 지난7일 다이아몬드줄톱에 의해 두동강으로 잘린 첨탑의 상단이 튼튼한 쇠밧줄 8가닥에 의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땅에 내려지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오후 7시께에는 첨탑의 하단부분이 내려짐으로써 구조선총독부의 상징은 여가의 뒷편으로 자취를 감췄다. 정양모국립중앙박물관장은 "만감이 교차한다. 많은 순국선열이 이곳에서 고생한 것을 생각할때 첨탑제거가 식민잔재청산과민족정기회복을 촉진하는 계기가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첨탑해체에 앞서 주돈식문화체육부장관은 건물철거의 역사적 당위성과 밝히는 고유문을 낭독,호국영령들에게 질곡의 역사청산사실을 고했다. ."광복50년,통일로 미래로"를 대주제로 이날오후4시부터 "광복 길놀이"행사중 "열림마당"이 열린 동대문운동장은 마치 50년전 광복의 그날로 돌아간듯한 벅찬 감격이 넘쳐흘렀다. 행사인원들이 해방의 기쁨으로 목청껏 외친 "대한민국 만세"함성은 세번이나 하늘을 울리며 광복 반세기의 의미를 되새겼다. 길놀이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본마당".길잡이마임을 선두로,사물놀이단선도차 태극기행진 기수단등의 순으로 동대문운동장-종묘시민광장-탑골공원 -보신각-광화문에 이르는 4.1km의 구간에서 화려한 거리축제가 펼쳐졌다. 종로5가등지에서 열린 시민꼬리잇기 물총놀이 기차놀이 깃발행진등의 행사는 길가에서 구경하던 시민들이 동참,흥겨운 거리축제의 진수를 이루었다. 또 종로2,3가에서는 일본의 깡패무리에 맞서 싸우는 "장군의 아들"과 "단발령창가"등 일제시대의 생활상을 사전예고없이 별안간 연출,드라마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와함께 4.1km의 구간 곳곳에서 추억의 영화포스터전 얼음조각전시회 광복풍선나누기 문화장터 아리랑경연대회 가요50년사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이날 피날레는 김덕수및 지역풍물패가 광화문에서 합류,신명나는 사물놀이로광복50돌을 맞는 시민들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으며 곧이어 쏘아진 축포와 불꽃으로 본마당은 광복50주년 경축행사의 절정을 이루었다. .조순서울시장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2가 보신각에서 거행된 타종행사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와 타종행사를 지켜봤다. 세종로에서 경축행사를 관람하고난 뒤 타종장면을 지켜본 유수헌씨(39.회사원)는 "우리의 선조들은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했는대 후손들은 이념때문에 서로 적대시하고있으니 지하에 계신 애국선열들에게 죄스럽다"며 "하루빨리 통일을 이룩해 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해야한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타종행사는 인근 흑성산으로부터 날아오른 50대의 패러글라이더와 어울려 멋드러진 경축분위기를 자아냈다. 타종이 끝난뒤 2대의 헬기가 세계최대규모의 태극기를 목천하늘에 휘날리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