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초강세] "수출 제동" 우려 .. 국내산업 파장/대책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백엔대를 향해 급전직하하는 엔화의 추락으로 수출전선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또 연초의 엔화강세를 계기로 일본기업을 적극 유치하려는 전략에도 차질이빚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엔저는 일본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그로인해 조선 자동차 전자제품등일본제품과 경합도가 높은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종은 반도체 석유화학등과 함께 수출을 주도하는 중화학공업의 대표주자들이다. 지난 상반기만 해도 중화학공업제품의 수출증가율은 41.5%에 달하면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1.3%에 달했다. 이들 제품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경우 전체수출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높다. 통산부의 김재현산업정책과장은 "엔저로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지만 연초의엔화강세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던 업종들의 수출은 다소 영향을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90엔에서 1백엔으로 싸질 경우 수출은 1차년도에는 2%, 2차년도부터 4차년도까지는 매년 2.2%씩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올해 수출예상치가 1천2백50억달러(통산부전망)여서 엔화가 1백엔대로 떨어진 다음해의 수출은 25억달러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엔저는 그동안 엔화강세를 전제로 추진해온 일본기업유치등을 비롯한 자본재산업육성대책도 차질을 빚게 할 소지가 있다. 실제로 일본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한 광주평동의 외국인전용공단에 일본기업들의 입주신청이 부진하다. 현재 14개기업이 입주를 신청(준비중인 기업포함)했으나 이중 일본기업은 3개뿐이다. 정부는 일본기업유치를 비롯한 자본재산업육성대책이 장기대책인 만큼 최근의 엔저에 관계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효성을 기대하기가 어려울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엔저는 일본제품의 수입단가하락으로 이어져 대일수입증가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로인해 올한해 1백억달러전후에 이를 것이라는 무역적자도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최근의 엔저와 관련, 전반적인 경제정책을 재검토하기보다는 업종별 품목별점검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다는 구상이다. 이와관련, 업계는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경기가 갑작스런 엔저를 만나 급속히침체되는 일이 없도록 원화환율의 안정과 금리의 하향안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원화환율은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와 원화의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되지만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환율안정의지를 밝힘으로써 엔저로 약해질 수출경쟁력을 받쳐줘야 한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또 금리의 지속적인 안정을 통해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