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폭등 엔화 급락] 미/일/독 외환정책 변화

미 중앙은행인 연준리(FRB)의 최근 외환시장개입은 달러가치를 부양하기위한 FRB의 시각이 상당히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FRB는 그동안 단지 국제외환시장의 혼란방지를 목적으로한 소극적 개입의사를 갖고 있었다. 일본과의 자동차협상과정에서와 같이 저달러는 통상협상의 지렛대로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시장개입은 달러가치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연출된 것으로FRB가 보다 적극적인 달러부양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음을 반영하고 있다. 미 포린 익스체인지 애널리틱스사의 데이비드 솔린은 "FRB가 방어적 목적의시장개입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공격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달러가치 부양에나서고 있다"며 시장개입에 대한 FRB의 시각변화를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FRB가 이처럼 공격적인 시장개입에 돌입한 것은 달러강세가 세계경제활성화에 보탬이 된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FRB와 함께 협조개입에 나서고있는 일 일본은행(BOJ)과 독일 분데스방크의 기본시각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달러약세(엔,마르크강세)는 미국의 인플레압력을 가중시키고 일본의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한편 독일경제에도 마이너스영향을 미쳐 결국 세계경제 전반에 치명상을 입힐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FRB와 BOJ의 달러가치부양을 위한 시장개입은 지난 4월 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담이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강한 달러에 대한 정치.경제적 이해득실이 엇갈린채 남아있었던 3월,4월의개입에서는 시장상황을 역전시키지 못했다. 이어 미일자동차협상이 타결된 6월28일 이후 7월7일의 미일협조개입에서는 달러약세를 반전시킬 가능성을 엿보였다. 하지만 이때 분데스방크가 협조개입에 발을 빼 장기적인 달러강세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분데스방크는 그동안 시장개입효과가 발휘될 정도로 시장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며 관망자세를 보여왔다. 이달 3일에도 3국협조개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미일 두나라만이 달러매입에 나섰었다. 그러나 15일 분데스방크가 마침내 협조개입에 나섰고 스위스 중앙은행도 가세하는등 달러가치를 지속적으로 지지하기 위한 각국중앙은행들의 확고한의지가 외환시장 전반에 확산됐다. 게다가 미일간 주요한 통상마찰이 상당히 해소된 상황에서 7월중 일본의 무역흑자폭이 크게 감소했다는 발표는 달러에 대한 신뢰를 확고히 하기에 충분해 최근 12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에 대한 매입세에 불을붙인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