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경영] 중앙개발 '도시락 간담회' .. 제안 적극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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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기도 용인군 소재 중앙개발 경영지원실내의 2층 회의실. 20여명이 둘러 앉아 점심 식사중이다. 각 자리마다엔 도시락이 하나씩 놓여 있다. 그냥 식사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열심히 토론중이다. "손님들에게 제공할 음식의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 새로운 메뉴의 개발에도한계를 느낀다.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교육이 필요하다"(중앙개발식.음팀) "좋은 지적이다. 외식업계도 위탁교육이 필요하다. 일본의 오꾸라호텔이 이분야에선 가장 앞서 있다. 직원들을 일본에 연수시켜보는 것은 어떻겠나"(중앙개발 허태학 대표이사.전무) 레저및 리조트개발 전문업체인 중앙개발(용인자연농원관리)이 지난해 6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도시락 간담회"는 통상 이렇게 진행된다. 빌딩관리팀과의 간담회에선 "업무지원과 안전관리"가, 경영지원실과의 간담회에선 "사업장에 샤워실을 설치하는"문제가 논의됐다. 제안이 합리적이고 고객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당장 실시된다. 지난해 말엔 자연농원으로 진입하는 톨게이트가 좁아 교통체증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연농원을 찾는 고객들이 톨게이트 진입을 못해 짜증을 낸다는 얘기였다. 기존 4개였던 차량 진입부스를 올해초 6개로 늘렸다. 피크인 5.6월에도 손님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게끔 배려한 것이다. 지난해 6월이후의 도시락 간담회만도 모두 25회. 참석했던 사원들도 과장 대리 일반사원 합해서 5백여명에 달한다. 간담회는 정례적인 행사는 아니다. 타성에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허태학 대표이사전무는 도시락간담회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중앙개발은 서비스업체다. 특히 고객입장에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회사다. 톱매니지먼트에서 말단사원에까지 열린 사고, 소프트한 마인드가없다면 좋은 서비스가 나올리 없다" 격식은 최소화하되 의견은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질적 회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각 사무실의 PC를 통해 대표이사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핫라인을 설치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도시락 간담회는 "열린경영"을 위한 한 수단인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