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은행 서울지점 직장폐쇄로 외국계은행-노조갈등증폭

23일 미국계은행인 보스톤은행서울지점이 외국계은행중에서는 올들어 처음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함으로써 임금인상을 둘러싼 외국계은행과 노조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6월19일 미국계은행인 씨티은행노조에서 제일먼저 쟁의발생신고를 한뒤 현재까지 모두 12개의 외국계은행 노조에서 쟁의발생신고를 해놓고 있다. 여기에는 씨티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 홍콩샹하이은행등 주요은행들이 포함돼있다. 이처럼 많은 외국계은행이 동시에 쟁의에 들어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계은행 노사간의 갈등은 임금인상에 대한 현격한 인식차이에서 비롯됐다. 노조들은 30-50%수준의 임금인상률을 요구하는 반면 은행경영진은 정부가이드라인이내의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들은 외국계은행의 임금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하급행원의 경우 후발은행은 물론 시중은행에도 못미친 것으로 조사돼 후발은행과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35%수준의 임금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국계은행중에서도 임금수준이 낮은 편인 것으로 알려진 일본계은행의 경우 50%수준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해놓고 있다. 물론 노조들이 실제 협상과정에서 제시하는 임금인상요구율은 낮아지고 있다. 직장폐쇄까지 이른 보스톤은행노조의 경우도 25%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때 50%의 임금인상을 주장했던 네덜란드국제은행(ING)노조도 다른 외국은행수준에 맞추는 선에서 임금을 올리기로 은행측과 합의해놓고 있다. 반면에 은행경영진들은 이들의 요구가 "상식선 밖"이라며 정부가이드라인인 5.6-8.6%이내의 한자리수인상밖에 해줄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는 은행경영진들이 공동전선을 형성,최대한 버티다가 정부의 직권중재등으로 임금인상률이 낮게 정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적어도 다른 외국계은행이상으로 임금을 올려주지는 않겠다는 전략이다. 보스톤은행측도 한때 14%수준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가 "가이드라인이내"로 후퇴했다. 보스톤은행노조는 부분파업과 태업만을 진행해 은행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할시점이 아닌데다 비노조원들로 실제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 불법노동행위라고 주장,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