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인재관이 달라진다 .. 지식보다 창의성 더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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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이용해 농촌봉사활동에 참가하는 대학생들의 ''연령''이 높아지고있다고 한다. 3학년 뿐만아니라 도서관에서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어야할 4학년생들의모습까지 눈에 뛴다는 얘기다. 1~2학년생들이 주류를 이루던 것과는 엄청나게 다른 풍속도다. 왜 그럴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취업전문가들은 기업의 인재관 변화를 중요이유로 꼽는다. 대기업그룹들이 학업성적표 중심의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바꿔 개성과창의성등을 중시키로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란 설명이다. 기업들의 요구에 맞춰 대학생활에서의 다양한 경력을 쌓기위해 도서관을벗어나 봉사현장에 뛰어든 4학년생들이 많다는 것. 과대포장된 얘기일지 모르나 기업들의 인재관은 분명 전과 크게 달라졌다. 남을위해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지 배낭 하나만 메고 생소한 곳을찾아 나선적이 있는지 대학동아리일지라도 소그룹을 한번쯤 이끌어본적이 있는지 등이 성적표보다 훨씬 중요한 평가척도로 등장했다. 기업들은 이제 ''올(all) A''로 표시된 성적표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창의성 친화력 개척정신 인간미 도덕성 등 인성을 먼저 따진다. 기업들이 기업공채의 핵심이었던 지식위주의 필기시험을 없애고 개성과 창의성등을 중시하는 다각도의 면접을 실시할 방침을 세운것도 같은맥락이다. 면접에서도 대부분의 기업이 임원이 아닌 담당 부장이나 과장 및 선배사원들에게까지 점수를 매기게 하는 것도 신세대의 창의성을 사보겠다는인력관리개혁으로 풀이된다. 미원그룹의 경우에는 면접임원과 서류전형 통과자가 휴양지같은데서 하루를함께 보내며 인성을 다각도로 살펴보겠다고 밝힐 정도이다. 경영자총협회가 지난6월에 열린 이사회에서 ''기업의 인력관리 개선에 대한권고안''을 채택한 것은 그룹들이 원하는 인재상이 최근 급변했다는 것을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경총은 신입사원의 채용방식을 학력위주에서 능력위주로 개선하고 협동심창조력 리더십을 포함하는 다양한 평가방식을 제안했다. 각 그룹의 인사담당임원들도 말로만 그치지 않고 인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방향으로 전형방식을 뜯어고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기업그룹들은 특히 각사의 경영이념에 맞는 자질을 갖춘 사람을 요구하고있는 추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에는 최를 추구하는 의지와 정열이 있는 다소 공격적인인성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도덕심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느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는 사람을, LG는 일관성있게 꾸준히업무를 수행하는 집착력을 중시하고, 선경그룹은 패기를 강조하고 있다. 기업들이 인성 다음으로 강조하는 것은 외국어 실력. 세계화 물결이 확산되면서 영어는 물론 제2외국어도 어느정도 구사할수 있어야만 명함을 내밀 수 있게됐다. 신입사원 해외연수를 무난히 통과할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지니고 있어야한다는 것이 기업들의 주문이다. 각 그룹들이 영어의 경우 실용성을 강조해 TOEIC 평가를 중시하고 있는것도 세계화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위한 노력으로 비춰지고 있다. 올들어서는 외국어 구사능력못지않게 모든 사안을 국제적 시각으로처리할수 있는 감각과 매너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도 세계화를 강조하는추세다. 외국어능력은 이미 필수이고 한 차원높은 국제매너를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한화그룹 인사팀관계자는 "외국어 실력 뿐만아니라 사고나 행동까지도그나라 사람과 같이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세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이제는 소프트웨어도 강조할 수 밖에 없다" 고 말했다. 여기에 기업들은 인터넷같은 정보통신기술이 손에 익은 인재이면세계화시대에서 안성맞춤형 신입사원이라고 여기고 있다.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고 있는지는 기존사원들의 연수가 외국어 컴퓨터국제적 소양배양등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는 사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종합해서 기업들은 개성이 뚜렷하고 세계화시대에 적용할 수있는 외국어능력과 국제감각, 그리고 기본적인 컴퓨터 조작능력을 갖춘인재를 찾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