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소기업 지원] 대기업 중기지원모델 제시..의미/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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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31일 내놓은 "일반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은 판매 금융 기술등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애로 부문에 손을 댔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특히 비협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은 국내 대기업중 처음있는 일로 향후 비중기지원의 방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모델"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의 필요성은 그간 대기업들도 인식하고 있었던 문제.대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는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다 내용이 방대하고 여력도 없어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기 힘들었다. 삼성도 이번 지원책을 마련하면서 "상징성"과 "실효성"간에 고민한 흔적이곳곳에서 엿보인다. 일반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이다. 중기지원 창구를 중소기협중앙회로 단일화시킨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와관련 현명관 그룹비서실장은 최근 박상희 기협중앙회장을 만나 중소기업지원책에 대한 중앙회측의 요구를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벗고"나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책에 대해 타 대기업들은 "부러움"과 "부담"이라는 이중적인 심리상태를 느끼고 있다. 지원하고 싶어도 지원 여력이 없는 대기업그룹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 29일의 30대 그룹 기조실장회의에서도 비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대기업의 업무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었다. 그러니까 삼성의 이번조치는 어떤점에서 다른 대기업들과의 공동보조를 포기하는 대신 "상징성"을 선택한 것으로 볼수도 있다. 때문에 삼성의 지원책이 타 기업들의 "벤치마킹"대상이 될 것인지 여부는삼성의 의지와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