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기기 세계 빅6, 국내시장 공략 가속화..합작공장증설 등

세계굴지의 조명업체들이 속속 국내에 상륙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필립스가 신광기업과 손잡고 한국에 진출했고 이미 들어와있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의 오스람 일본의 도시바는 사업확장에나서고 있다. 한국내 에이전트를 통해 수출하고 있는 스위스의 실바니아와 일본의 내쇼날을 포함하면 세계 조명업계의 빅식스(big 6)가 모두 한국시장 쟁탈전에 가세한 셈이다. 이같이 굴지의 조명업체들이 잇따라 들어오는 것은 한국시장이 장래 유망한 것으로 꼽히고 있어서이다. 소득수준향상과 더불어 조명수요가 단순히 불을 밝히는 장치에서 멋과 기능을 창출하는 기기로 바뀌면서 첨단조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또 이같은 조명업체들의 진출은 향후 국내조명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필립스는 신광기업과 합작으로 신광필립스조명을 설립, 올연말부터 제품생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6월말 합작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충남 아산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우선 기존 신광기업 공장부지안에 건평 5백평규모로 건축중이다. 여기에선 기존 형광등보다 20% 절전효과가 있는 슬림형광등을 생산하게 된다. 이 형광등은 관경 26 짜리의 슬림형으로 색감이 살아나는 3파장의 첨단제품이다. 또 전구보다 전력소모가 훨씬 적으면서 전구의 은은한 빛깔이 나는 전구식형광등도 만들게 된다. 필립스는 내년도 합작법인의 매출목표를 1백34억원으로 잡고 있다. 외국의 대표적인 조명업체중 가장 먼저 상륙한 도시바는 대대적인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금호전기와 합작으로 지난 86년 금동조 (금호지분 51%)을 설립한 이회사는최근들어 대대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광주 하남공단에 있는 5천평규모의 1공장 부근에 1만평규모의 2공장을 설립, 안정기 등기구 전구식 트리플형광등 생산에 나섰다. 금동조명은 올매출목표를 지난해 2백6억원보다 45.6%나 늘어난 3백억원으로잡고 있다. 그동안 다진 기반을 토대로 재동약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사업확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8월16일자로 자본금도 50억원에서 65억원으로 증자했다. 독일 최대 조명업체인 오스람은 그동안 한국의 승산과 합작으로 진출했으나 지난해 승산의 지분을 사들여 1백% 단독투자법인으로 전환했다. 회사명도 승산오스람에서 오스람코리아로 바꿨다. 이 회사는 반월공단에 공장을 두고 가정용뿐 아니라 산업용 장동차용 램프등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미국의 GE는 풍우실업과 합작으로 한국GE조명을 설립, 반월공단에서 일반 형광등과 조명용 할로겐램프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GE조명은 형광등은 내수판매를 하고 할로겐램프는 미국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사업을 확장, 지난해 1백45억원이던 매출을 올핸 1백85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며 내년엔 2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본금 71억원인 합작사의 지분은 GE가 50.35%로 절반을 약간 넘게 갖고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종합조명업체 실바니아는 원익통상을 통해 절전형 형광등과 일반및 특수조명용 할로겐램프를 국내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 한국시장에 3백만달러 내년엔 4백만달러어치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밖에 내쇼날도 전구등 일부품목을 한국내 대리점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업계는 램프 등기구등을 포함해 현재 5천억원정도인 국내시장규모에서 외국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20%선이 그치고 있으나 점유율이 급속도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광기업의 이명우부장은 "외국기업들은 슬림형광등을 비롯,첨단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어 국내의 소비수준증가와 함께 국내수요를 급속 잠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내시장을 지키기 위해선 국내기업들의 기술및 디자인개발도 더욱 가속돼야 할것으로 지적됐다. 고급조명제품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알토의 허승효사장은 "9백여개에 이르는 국내업체들은 대부분 영세업체인데다 가격경쟁에만 몰두하고 있어 품질향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제는 품질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