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제조물책임법, 상품안전성 확보 계기삼아야

최병록 최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형안전사고로 고귀한 생명들이 희생되어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사고가 빈번히 발생하자 적은 수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소비생활에서의 안전사고에는 불감증에 걸린지도 모른다. 자동차 전기 전자제품 식품 의약품 기타 각종 생활용품등 제조물은 대량소비시대인 오늘날 수 많은 소비자가 구입.사용하고 있다. 행여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제조물이 있으면 소비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늘 상존하고 있다는데 유의해야 할 것이다. 제조물의 결함으로 소비자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입힌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1960년대에 미국에서 성립된 제조물책임이라는 새로운 제도는 이제 전세계적으로 입법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정부차원에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조만간 입법될 전망이다. 제조물책임법의 입법은 표면적으로는 소비자피해의 심각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데도 있지만,보다 근본적인 입법이념은 인간존중,생명존중의 정신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안전할 권리의 보장이다. 제조물책임법은 안전성이 결여된 걸함있는 조제물로 인하여 소비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토록하는 것이어서 제조물의 안전대책이 기업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조물책임법의 입법이 가져올 영향은 기업이 제품안전에 철저를 기하여 제품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예방에 노력하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제조물책임법은 소비자와 기업의 결함제품으로 인한 분쟁을 해결해 주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소비자와 기업의 분쟁소모전을 해소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기업은 입법여부보다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기업들의 대응방안은 단편적이며 특정부서 중심으로 추진돼서는 안되고 총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우선 기업의 인식과 발상이 바뀌어야 한다. 최근 고객만족경영이 모든 기업의 모토가 되다시피 되고있는 경영환경속에서 어느 일본의 소비자문제 전문가의 지적처럼 "제조물책임은 기업의 고객만족경영의 최저한 조건"이라고 볼수있다. 둘째로 인간존중에 입각한 안전설계에 철저를 기하여야 한다. "소비자가 사용할때에 안전한 기능을 갖도록 어떻게 설계를 하는가"에 촛점이 맞추어져야 하며,"안전없이 설계없다"라는 인식으로 철저히 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좋은 제품을 값싸고 빨리"공급한다는 기존의 사고를 설계단계에서부터 즉각 버려야 할 것이다. 제조단계에서는 검사시스템을 완비하고 품질관리,체크리스트와 매뉴얼을 작성하여 결함제조물을 제로화하는데 노력하여야 한다. 또한 소비자의 오용이나 잠재적인 불량을 없애도록 취급설명서를 보통사람이 납득할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고,경고라벨을 완비하는 활동도 이뤄져야 한다. 셋째 사후적으로는 제조물책임관련 클레임을 제기하거나 소송을 제기한 경우를 대비,반증제시 또는 항변 재로로서 기록을 적절하게 작성해 보호하거나 법정소환때의 증인교육등으로 미리 대비하여야 한다. 소송이 제기된 다음에야 부랴부랴 대응방안을 수립하는것은 이미 늦다. 끝으로 국가경제 측면에서 기업을 제조물의 생산과 관리및 판매에 있어서 보다 철저를 기하고 안전한 제품생산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럴경우 산업전반에 걸쳐 보다 좋은 제품이 생산되고 경영도 합리적으로 유도돼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제조물책임법 도입으로 "제조물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됨에따라 제조자에 있어서 "안전한 제조물"이 주요한 세일즈포인트로 되는점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동등한 제조물중에서 제조물구입때 선택할 요소로서 "제조물의 안전성"이 높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제조물의 호화성","제조물의 다양성","제조물의사용편리성"보다는 "제조물의 안전성"에 제조자의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제조물책임법의 제정으로 기업들이 보다 안전한 상품을 생산토록 유도하고 경쟁력있는 제품의 생산으로 소비자후생의 증진과 국가경제의 발전에 기여할뿐 아니라 소비생활에는 안전의 확보와 소비자피해구제의 실효성이 제고되는 토양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