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식 허와실] (7)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 이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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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작성, 공표되는 대표적인 물가지수로 소비자물가(CPI)지수와 생산자물가(PPI)지수를 들수 있다. 이들 물가지수와 관련해 소비자물가가 생산자(도매)물가보다 빨리 오른다는 일반적인 믿음이 있는것 같다. 실제로 지난 10년간(84~94)생산자물가가 연평균 2.0% 오른데 비하여 소비자물가는 5.6%씩 올랐다. 따라서 이러한 믿음은 경험적으로 근거가 있다고 말할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물가지수에 대한 믿음은 사실인가. 그리고 오름세의 격차는 구조적인가. 생산자물가지수는 주로 공산품을 그 대상으로 하는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상대적으로 농.수.축산물과 서비스가격의 비중이 크다. 공업용 원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의 형편상 유류파동시와 같이 해외원자재가격 상승이 갑작스러울때는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더욱 빨리 오를수 밖에 없다. 반면 해외원자재 가격이 안정돼 있어도 해외수입이 어려운 농수산물(주로 신선도가 문제되므로)의 작황이 좋지 않은 경우 이들 품목의 비중이 높은소비자물가가 더욱 빨리 오른다. 또한 임금이 상승하는 경우 두가지 경로로 소비자물가가 생산자물가보다 더욱 빨리 오르게 된다. 첫째 임금상승이 주는 원가부담은 제조업보다 1차산업이나 서비스산업에서 더욱 크다. 달리 말하면 이들 산업의 생산성이 제조업에 비하여 낮으나 임금결정에는 소득보상적인 요구가 많이 반영된다고 표현할수 있다. 둘째 임금상승으로 인한 소득증가시 전반적인 소비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이로인한 가격상승효과는 공급이 제한된 서비스나 농.수.축산물에서 더욱 높게 나타난다. 요컨대 물가상승 원인에 따라 각 물가지수의 오름폭이 달라진다 할것이다. 최근 1년간만 보더라도 생산자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빠른 오름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해외원자재가격 상승을 반영한 결과로 이해돼야 할것이다. 이수희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