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D 리포트] (10) 리엔지니어링 여건맞게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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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 공동기획 ]] 도널드 마천드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했던 1,000개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포천지가 최근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80%정도가 리엔지니어링의 결과에불만족이라고 고백했다. 이 조사결과는 리엔지니어링이라는 용어가 점점 더 확산돼 사용되는것에 비례해 리엔지니어링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음을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리엔지니어링 결과에 대해 과거보다점수를 인색하게 매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리엔지니어링의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척도를 새로 만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엔지니어링에 대한 평가기준을 새로 정립하기 위해선 경영자들은 우선 리엔지니어링의 적용범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리엔지니어링은 네가지 단계를 거쳐 수행된다. 리엔지니어링의 첫 단계는 기존의 경영방식을 잘 다듬는 것이다. 리엔지니어링의 출발점은 기존 방식의 "개선"이라는 뜻이다. 이 첫 단계는 부분적인 업무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TQM(전사적품질관리)이나 JIT( just in time )등이 이 첫 단계에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이며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같은 개선운동을 경쟁적으로 도입했다. 리엔지니어링의 두번째 단계는 회사의 전체 조직에 걸쳐 업무흐름을 재구축하는 것이다. 포드사가 마쓰다의 경영방식을 도입한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포드는마쓰다의 구매방식을 벤치마킹하게 했다. 이를 통해 포드의 구매및 대금지급흐름이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세번째 단계는 기업의 근본적인 업무틀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조직을 수평구조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개개인의 책임과 권한을 분산시키려고 하고 있다. 나아가 기업 문화 자체를 기능중심의 수직적인 문화에서 업무중심의 수평적인 문화로 바꾸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가오사와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등이 조직문화를 "수평화"하는데 앞장섰다. 이 기업들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업과정을 수평적으로 재조정했다. 리엔지니어링의 마지막 단계는 성장전략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을 포함한다. 지멘스나 제록스같은 회사들은 핵심사업부문의 기본전략까지도 수정하는 정도이다. 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요하다면 조직에 큰 충격을 주는 인사부문의 개혁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고경영자가 리엔지니어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리엔지니어링의 4단계를 잘 파악한후 자기 회사의 현주소가 리엔지니어링의 4단계중 어디인지를 판단해야한다. 최고경영진은 일반적으로 리엔지니어링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때보다 리엔지니어링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더 열성적으로 달려든다. 리엔지니어링이 본격화되면 최고 경영자의 열성도 식어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리엔지니어링 추진계획이 조직원들의 저항에 부딪칠 경우 시작한 것을 후회하는게 경영자들의 마음이다. 경영자들은 리엔지니어링이 완전히 성공하기 이전에 노동력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흔한데 이같은 성급함이 리엔지니어링에 실패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리엔지니어링 추진중에 생기는 잉여 노동력은 새로 구축된 업무프로세스가 완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예전 방식대로 유지해야 된다는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엔지니어링의 기대치를 명확히 하고 이 기대치에 따라 사업목표를 조정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기업의 경영혁신은 효율성 생산성 유연성 고객만족을 동시에 추구하는 다목적용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하지만 리엔지니어링에 대한 노력이 점점 화이트칼라와 서비스직 종사자에초점이 맞춰지면서 생산성에 대한 고려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또 대부분의 지식산업은 산업의 가치 자체를 평가하기가 어렵다. 리엔지니어링에 대한 판단기준과 평가척도 설정이 구조적으로 더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조직내에서 리엔지니어링을 이끄는 주체도 리엔지니어링 성공의 중요한 변수다. 리엔지니어링은 정보체계기획 전문가가 아닌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주도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5년동안 미국과 유럽의 많은 회사들이 정보시스템 조직이 주도하는 리엔지니어링을 단행했다. 정보시스템 전문가들은 회사의 업무와 정보체계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리엔지니어링을 성공시키는 선행조건이라고 믿어왔다. 모빌사를 포함한 몇몇 대기업들은 수년간 야심찬 정보 리엔지니어링에 착수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은 18~36개월이 지난후 정보시스템 팀이 주도하는 리엔지니어링을 포기하고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는 리엔지니어링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렇다고 리엔지니어링 추진과정에서 정보시스템 팀이 무용지물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타운동과 조화를 리엔지니어링이 실패하는 이유중에는 회사가 새로운 업무흐름을 구축할때 새업무흐름을 지탱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시스템을 제때 준비하지 못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능력의 갭"이 생겼다고 말한다. 업무흐름의 속도를 정보시스템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갭이 생겼다는 뜻이다. 경영자들은 정보처리 기술을 회사발전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으로 인식하고있다. 하지만 경영자들은 정보처리 기술투자를 주저하는 속성을 가지고있다. 또 많은 경영자들은 리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경영혁신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정보시스템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실제로 리엔지니어링에 들어간 이후에는 정보시스템기술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정보시스템 팀들은 기업이 리엔지니어링을 시작할 때 조직내부로부터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사례가 자주 목격돼왔다. 정보시스템 팀이 찬밥신세를 면하려면 새로 구축된 업무흐름을 따라 민첩하게 움직이는 비즈니스 팀보다 더 신속하게 활동해야 한다. 빠른 정보전달 사이클을 제공해주어야만 리엔지니어링이 된 조직에서 존재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영자들은 리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이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을 담은 경영전략의 차원에서 추진되는 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리엔지니어링이 종종 TQM같은 의례적인 경영운동의 아류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리엔지니어링은 결과가 뻔하다. 심지어 일부 회사에 있어서는 리엔지니어링이 "더 작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생산을"이라는 구호에 적합한 연례적인 노동력 감축운동쯤으로 여길 정도이다. 이런 안이한 사고에서 출발한 리엔지니어링은 두가지의 문제점을 노출하게 된다. 하나는 종업원들이 리엔지니어링을 단순한 기업의 유행처럼 가볍게 여겨 부작용이 따르는 것이다. 리엔지니어링으로 중간관리자의 권한은 커졌지만 책임감은 커지지 않아 조직에 누수현상이 생긴다. 다른 하나는 기업이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하기 전에 시도했던 다른 경영혁신운동과의 마찰현상을 전혀 고려치 않아 생기는 부작용이다. 예를 들어 몇몇 회사는 TQM을 수년간에 걸쳐 실시해 자연스럽게 "하의상달"이라는 기업문화에 푹 빠졌다. 그런데 급진적인 사업구조 재편성에 목표를 두고 있는 리엔지니어링의 "상의하달"방식이 갑자기 도입되면 조직에 어떤 충격이 가해질 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같은 충격을 받지 않으려면 경영자들은 리엔지니어링의 기획과 실행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우선 리엔지니어링은 시장지향적으로 추진돼야한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시장에서 고객을 창출하지 못하는 내부만족적인 업무흐름 개선에 매달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기적 추진과제 경영자들이 리엔지니어링을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한 단기처방으로 생각할 경우 고객만족과는 거리가 먼 공허한 경영혁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영자들은 사업구조의 근본적인 변화에 5~7년이 걸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당기 배당금이 얼마일지를 계산하는데 여념이 없는 주주들 때문에 단기적인 결과에 집착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많은 기업들이 정보분산 시스템인 다운사이징의 일환으로 리엔지니어링에 착수하는 것은 경영혁신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의지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이에따라 일부 최고경영자들은 단기간의 목표성취 전략과 함께 장기적인 리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을 동시에 추진하는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리엔지니어링은 대부분 담당임원 부서장 중간관리층과 업무현장을 뛰는 직원들이 공조체제를 이뤄 추진해야하기 때문에 중도적 입장을 취한 리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은 실행에 돌입하기도 어렵다. 현대 경영에서 리엔지니어링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고 활용범위도 넓어졌지만 리엔지니어링의 유용한 적용대상과 효능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분석의 틀이 없는게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래서 기업마다 시행착오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정보시스템의 능력을 잘 활용하는 기업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리엔지니어링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업들은 리엔지니어링 추진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