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시머스 히니] 고통/열정 서정적 승화..작품세계

올해 노벨문학상은 아일랜드 시인 시머스 히니(56)에게 돌아갔다. 스웨덴한림원은 5일 밤9시(현지시간 낮12시) 95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아일랜드 시인 시머스 히니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이유로 "북아일랜드의 문제와 일상생활의 기적을 깊이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운율에 담아낸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히니는 상금으로 미화 1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시머스 히니의 삶과 작품세계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머스 히니는 예이츠 이후 최대의 아일랜드시인으로 꼽히는 인물. 현대 영미권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인인 그는 예이츠(23년), 베케트(69년)에 이른 세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아일랜드인 특유의 고통과 열정을 쉽고 서정적이면서도 상식적이지 않은 독특한 언어에 담아냄으로써 구미의 문학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절망과 고뇌의 역사속에 누적된 쓰라린 정경을 형상화하되 편협한 민족주의에 빠지지 않고 탈식민지적 참여정신과 빼어난 서정성을 동시에 포용함으로써 시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 중평. 그는 영국령 북아일랜드 얼스터지방에서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일랜드 수도인 더블린의 퀸즈대학을 졸업했으며 65년부터 모교인 퀸즈대 교수를 지냈다. 아일랜드분쟁이 극심하던 72년 잠시 조국을 떠나 영국 옥스포드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운율과 수사학을 강의했다. 76년 더블린으로 돌아온 뒤 현재까지 예이츠의 생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 그의 초기작품은 주로 어린시절 지냈던 농장의 자연에 대한 강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절제된 언어로 나타낸 것들이다. 1966년에 발표한 "한 자연주의자의 죽음"과 69년작인 "어둠으로 향한 문"이 그같은 경향의 대표작. 그러나 70년대에 들어 북아일랜드의 정치적 소요을 겪으면서 "북쪽"(75년)"농장일"(79년)같은 참여시 경향의 시를 발표했다. 한동안 아일랜드의 역사와 문화에 천착하던 그는 이후 개인과 우주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표명,대중적인 인기도 획득했다. 그는 또 87년 발표한 "산사나무등"에서 자신은 영국과 아일랜드라는 두나라 사이에서 갈등을 겪어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두개의 양동이는 하나보다 쉽게 운반됐다/나는 그 두개 사이에서 자라났다" 영국출판업자가 영국시인선집에 그의 시를 넣으려 했을 때 그가 거부하며 한 말은 유명하다. "내가 반대한다고 해서 놀라지는 마시오 왜냐하면 내 여권은 초록색(아일랜드여권색)이니까. 우리는 한번도 여왕을 위해서 건배한 적이 없소"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