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차경쟁력, 소비자존중경영으로 제고를..김경엽

김경엽 지난 9월28일 타결된 한.미자동차협상은 협상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미국의 우선협상대상국지정을 회피했다는 점에서 여간 다행이라 아니할수 없다. 이미 알려진 바와같이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배기량 2,500cc이상 3,000cc 이하 승용차에 부과되는 자동차세를 cc당 현행 410원에서 310원으로, 3,000cc 초과는 630원에서 370원으로 대폭 인하키로 했다. 또 2,000cc를 초과하는 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울도 25%에서 20%로 내년부터 인하하는데 미국측과 합의하였다. 이밖에도 할부금융사 설립때 외국인 투자지분제한을 97년부터 폐지하고 수입차 형식승인과 관련 성능검사 면제기준을 98년부터 100대에서 1,000대로 상향조정하며 10월부터는 방송광고 고정제를 폐지한다는 것등에 합의하였다. 이상과 같은 협상내용을 통해 미국의 우리나라 자동차시장개방압력의 초점은 거의 2,000cc를 초과하는 중대형 고급승용차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수 있다. 이러한 차종이야말로 바로 미국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분야인 것이다. 그동안 소형차위주로 경쟁력을 키워온 우리로서 중대형차급에서 미국을 비롯한 자동차선진 메이커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란 매우 어렵다. 사실 우리의 중대형차종개발은 최근에야 겨우 본격화되고 있고 개발초기의 중대형차가 국제경쟁력을 갖고 수출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안정적인 국내수요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번 협상결과 우리의 중대형차급 내수시장은 더이상 국내 메이커들의 안정적인 수요기반이 될수 없을 것이며 국내시장에서조차 외국외 일류메이커들과 치열한 한판 경쟁을 벌여야 한다. 더욱이 지난 87년부터 시작된 자동차대중화 현상이 점차 성숙되면서 국내자동차시장에서의 중대형화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소형차위주였던 신규수요중심의 시장구조가 중대형차중심의 대체형 시장구조로 꾸준히 전환되고 있고 안전을 선호하는 여성의 운전비율이 점차 높아지며 엔트리카시장 자체에서도 중대형화및 고급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같이 국내에서의 중대형및 고급차종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되는데 우리메이커들의 동급차종에 대한 품질은 떨어지고 시장도 과거처럼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선진차종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환경속에 놓이게 됐다. 그러면 우리자동차메이커들은 근본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간단히 말해 생산위주의 경영전략에서 보지자주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경영체제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고객수요를 최대한 만족시켜 줄수 있는 정비센터의 증설및 대규모화와 첨단화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소비자의 선호도를 정교하게 조사하고 라이프스타일도 지속적으로 연구,독자적 제품 컨셉트를 주지시키는 브랜드로 열티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둘째 대다수 선진국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고 우리도 조만간 시행할 예정인 제조물책임법에 대비,최선의 예방조치인 리콜제도를 상당범위내에서과감히 수용하여야 한다. 최근 한 회사가 리콜제도를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선진메이커에 비해서는 아직도 포괄범위가 적고 수동적 성격이 강해 적어도 선진메이커수준까지 향상시켜야 한다. 셋째 외국메이커들의 국내시장 본격 진출시 활용될수 있는 잠재적 국내 딜러망을 국내업체들이 선점하여 수입차의 유통경로확대를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딜러의 자금력지원을 위한 판매금융제도의 정비,중고차거래에 대한 적정이윤보장,그리고 판매망및 고객서비스개선에 필요한 자금의 적극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품질개선및 모델다양화다. 제안제도및 QC의 활성화,적기공급(JIT)시스탬의 적극활용 등을 통해 품질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와함께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스포츠용차량(SUV)및 미니밴등의 다양한 수입차종에 대응하는 한편 급변하고 다양화되는 고객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모델개발에 주력해야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