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기, 연착륙전망 불구 '양극화'현상 타개돼야

이강옥 최근 국내경기와 관련하여 과연 96년에 우리경제가 소프트랜딩 경기연착륙 할수 있는가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외형상 논점은 연착륙이 가능하다면 경기와 관련해서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장기적으로는 지난 70년대 이후 국내경기의 다섯번에 걸친 경기후퇴시 대개는 소위 하드랜딩에 가까운 경기둔화를 경험하였던 기억과 가깝게는 지난 91년 하반기부터 93년 초까지의 극심한 경기침체에 대한 기억 때문에 경기둔화가 예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소프트랜딩의 가능성 여부를 살피기 전에 먼저 소프트랜딩은 어떤 경우를 두고 하는 표현인가에 대해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경기와 관련해서 이 용어를 사용할때 경기가 둔화국면에 접어들었을 경우 적정한 성장률이 유지되고 동시에 물가부담이 없는 상태가 유지된다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랜딩에 대한 정의와는 관계없이 사람들의 기억속에 과거 우리의 경우 연착륙이라는 경기현상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느냐인데 이 용어가 일반화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므로 나름대로 우리식의 사전적인 정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소프트랜딩에 대한 기준을 정의할때 앞서 지적한 성장률이나 물가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다음과 같은 두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현실적으로 적정한 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과 같은 총체적 경제수치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이 설정되어야 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소프트랜딩이 되었다고 해서 과연 현실 경제내에 문제가 없냐 하는 점이다. 우선 경제지표의 기준설정시 성장률은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이 유지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볼수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라면 현재까지 민간연구기관이나 관변단체들의 추정을 종합해 볼때 평균적으로 7%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물가의 경우 적정한 수준을 산정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잠재성장률하에서 용인할수 있는 수준이 있을수 있겠지만 우리의 경우 매년 정부에서 정책목표치를 제시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목표수치 제시가 일반의 기대물가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왔고 따라서 잠재성장률하에서의 적정한 물가상승률과 괴리를 보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80년대후반과 90년대 초반에는 정책목표치가 7%수준이었고 최근에는 5%인데 90년대 들어 잠재성장률수준이 다소 낮아진 점등을 감안하면 물가는 대략 4~5%수준이면 받아들일수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상에서 설정한 기준대로라면 96년의 경우 소위 말하는 경제의 소프트랜딩은 기대할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소프트랜딩이 이루어졌다고 경기에 관해서 만족할수 있느냐인데 이는 미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소위 경기 양극화현상으로 이미 정부통계에서도 나와 있듯이 87년이후 최대의 호황을 보였던 지난해와 금년의 부도업체수는91년(6,159사)과 92년(1만769사)에 비해 훨씬 증가하여 94년 1만255사,95년 1~8월중 9,162업체에 달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부도율도 82년 장영자사건(0.32%)이후 사상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도기업은 경기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거나 경쟁력이 낮은 업체인 경우가 많은데 향후 경기둔화가 지속된다면 이와 같은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현정부 들어 정책기조가 경쟁촉진 자유화 등 가급적 정책개입을 배제하고자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책지원이 쉽지 않아 거시적으로 연착륙에 만족한다 하더라도 미시적인 문제는 당분간 해결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따라서 이와같은 상황에 대해 경제주체들간의 이해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궁극적으로 정부의 정책대응도 이점을 고려하며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