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사람들] (83) 주가예측 전문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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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예측전문가들은 예언자로서의 명성만큼 곤혹을 치를때도 많다. 특히 투자가 유망한 특정종목을 발굴해내는 전문가들은 더욱 그렇다. 1천여개가 넘는 종목가운데 숨은 보석을 찾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게다가 막상 숨은보석을 찾아내 그 보석에 품질보증서(종목분석및추천설명서)까지 덧붙여 기관투자가등에게 세일즈를 하고나면 예기치못한 화가 기다린다. 종목추천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투자가도 생기고 증권감독원이나 주위로부터 시세조종행위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되기때문이다. 이때문에 젊은 증권분석가들을 중심으로 한 종목발굴의 귀재들은 "특정종목의 가치를 주가로 현실화시키는 종목발굴가" 아니면 "큰손들을 모아 주가를 조작하는 작전행위자"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게 현실이다. 특정종목에 대한 기본적.기술적분석과 함께 기업탐방이라는 실사과정을 거쳐 종목발굴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은 지난93년8월 "자산주열풍"이 불면서부터다. 이때 자산주열풍의 시작은 만호제강이다. 만호제강을 직접 감사한 부산의 한 공인회계사가 자산가치가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시켜 한국공인회계사회 부산지부회원들은 물론 일부기관들까지 매수세에 가담했다. 주가는 단숨에 약5배로 뛰어올랐지만 공식적인 종목분석자료는 없었다. 이어 발굴된 것이 성창기업이다. 당시 무려 10배의 주가상승을 보여 투자가들의 관심을 모았던 종목이다. 현재 슈로더증권 법인영업부 공현무부장(34)등이 이종목을 발굴했다. 부산출신으로 당시 한신증권 법인영업부에 있었던 공차장은 처음에는 몇몇사람과 함께 필사본분석자료로 기관투자가에게 매수추천을 해 괄목할만한 세일즈실적을 올렸다. 지난해11월에는 성창기업이 있는 부산에 2-3차례 기업탐방을 간후 공식적인 종목분석자료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공차장의 뛰어난 영업력과 분석력에도 불구하고 일부투자가들의 눈초리는 곱지 않았다. "성창기업의 자산가치로 볼때 10만원이상의 주가를 예측할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주가가 9만원대에 이른 적도 있다. 그러나 이종목으로 손실을 본 기관은 물론 개인에게도 항의를 받곤한다"는게 공부장의 고충이다. 비슷한 시기에 동부증권 주식부 강방천과장(35)은 무형자산주및 유가증권자산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쌍용투자증권 주식부에 몸담았던 지난93년9월에 태영이라는 종목을 발굴해 낸것이다. 그는 SBS의 전국방송이 가능하다등 무형자산가치가 높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결과 1만8천원대의 주가가 8-9만원까지 뛰어올랐다. 쌍용증권도 그의 분석자료를 근거로 상당량의 주식을 사들였으니 강과장이 톡톡한 효자노릇을 한셈이다. 현대투자자문 이상림조사역(33). 지난해5월 영국증권사인 BZW사서울사무소 과장으로 있을때 삼부토건에 대한 10여페이지의 종목분석자료를 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기업의 성장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대부분 건설회사가 이른바 "자본금뻥뛰기"를 많이 하고 있다는 점을 착안, 자본금이 적게 늘어난 자산가치우량주를 발굴해낸것이 삼부토건이었다. 삼부토건이 제주도에 보유한 땅이 조림지 관광개발지등 55만5천여평에 달한다는것도 이씨가 현장조사를 하면서 밝혀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씨는 삼부토건의 주가가 뛰어오르자 지난해9월 검찰에 고발조치되고 증감원의 조사를 받아 벌금형을 받았다. 뛰어난 분석시각과 함께 종목발굴에 탁월했던 그는 "검찰에 고발되면서 심적인 고통도 컸다"고 마음을 털어놓았다. 종목발굴이란 주가관련데이타를 확인검증해 종목이 부각될만한 재료연구하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브로커리지를 하는게 종목발굴가들의 역할이다. 따라서 종목발굴과 작전과의 차이는 구별하기 어렵다. 그러나 작전이 끝나고 나면 주가는 폭락하고 다시 오르지 않지만 종목발굴의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